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의 연승 행진을 멈춰세웠다.

현대캐피탈은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2시간20분에 이르는 혈투 끝에 3-2(18-25 25-18 23-25 28-26 15-11) 역전승을 거뒀다.

5995명의 만원 관중을 불러 모은 현대캐피탈은 지난 달 28일 대한항공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풀세트 역전승을 챙기며 우승 후보의 위용을 회복했다. 5승2패(승점 13)로 LIG손해보험(4승3패 승점 13)에 앞선 3위다.

쌍포 가스파리니(23점)와 문성민(22점)이 45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주도했고 이선규 역시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2점으로 힘을 보탰다.

잘 나가던 삼성화재는 통한의 역전패로 8연승에 실패했다. 7승1패(승점 21)로 여전히 1위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며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서브 리시브 불안과 국내 선수들의 침묵으로 고배를 마셨다. 득점 1위 레오는 이날도 46점을 쏟아 부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잃었다.

라이벌전다운 명승부였다. 첫 세트는 삼성화재의 몫이었다. 7-10으로 끌려가던 삼성화재는 지태환의 속공을 시작으로 내리 5점을 더해 역전에 성공했다.

16-15로 쫓긴 이후에는 유광우의 서브 득점에 이은 고준용의 블로킹으로 20-15로 달아났다.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 문성민 쌍포가 철저히 막힌데다 리시브 안정을 꾀하려 투입한 정성민이 흔들리면서 1세트를 빼앗겼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교체로 반전을 노렸다. 최태웅 대신 권영민이 코트에 들어서자 공격이 살아났다.

권영민의 정확한 토스에 공격수들도 힘을 냈다. 가스파리니는 16-14에서 깔끔한 퀵오픈으로 흐름을 바꾸더니 19-15에서는 레오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웠다. 20점 고지를 먼저 빼앗긴 삼성화재는 박철우, 지태환, 레오의 3연속 서브 범실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3세트에서도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계속됐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에 특유의 높이까지 살아나면서 17-1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박철우와 레오를 앞세운 삼성화재의 반격에 잠시 흔들렸지만 문성민의 오픈 공격으로 22-20의 2점차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위기에서 구해낸 이는 레오였다. 레오는 23-23에서 균형을 무너뜨리는 퀵오픈을 내려 꽂더니 코트 끝에 걸리는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마무리 했다. 현대캐피탈은 22-21에서 나온 윤봉우의 속공이 아웃 판정을 받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4세트 역시 접전이었다. 4세트 시작과 함께 3점을 빼앗긴 현대캐피탈은 설상가상으로 세터 권영민까지 거센 항의로 세트 퇴장을 당해 흐름을 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최태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현대캐피탈은 5-9의 열세를 17-16으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현대캐피탈의 절실함은 결과로 이어졌다. 어렵게 승부를 듀스까지 끌고간 현대캐피탈은 26-26에서 문성민의 밀어넣기로 재차 앞선 뒤 레오의 공격 범실로 기사회생했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5세트. 승리의 여신은 현대캐피탈의 편이었다. 현대캐피탈은 5-4에서 문성민의 서브 에이스로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최태웅은 임동규, 문성민, 가스파리니 등을 적절히 활용하며 2점차를 유지했다.

계속된 추격을 뿌리치던 현대캐피탈은 13-11에서 가스파리니의 블로킹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임동규의 재치있는 터치 아웃으로 길었던 승부를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한편, 현대캐피탈 센터 이선규는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블로킹 600개를 돌파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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