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서는 황혼기의 나이에 신인으로 데뷔한 선수가 있다. 그것도 꿈의 리그라는 NBA 무대다.

지난 시즌 제레미 린이라는 코트의 신데렐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뉴욕 닉스가 ‘최고령신인’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선수는 파블로 프리지오니. 그는 77년 5월생으로 만 35세가 넘었다.

그런 선수가 NBA에 데뷔한 것도 놀랍지만 뉴욕 닉스에서 식스맨으로 출중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닉스는 3일 현재 12승3패로 동부컨퍼런스 애틀랜틱 디비전에서 당당 선두를 달리고 있다. NBA 30개 팀을 통틀어서 닉스보다 승률이 앞선 팀은 마이애미 히트(12승3패)와 멤피스 그리즐리스(이상 12승3패) 두 팀뿐이다.

닉스의 이같은 성적은 지난 시즌 ‘린새너티’의 광풍이 불었을 때에도 이루지 못한 호성적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닉스가 근 10 년만에 막강전력을 구축하게 된데는 대들보 카멜로 앤서니를 비롯한 타이슨 챈들러와 레이몬드 펠튼 등 스타선수들의 활약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팀의 안정에 큰 기여를 하는 보이지 않는 주역이 있다. 바로 파블로 프리지오니다. 그는 스타팅멤버인 펠튼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제이슨 키드가 버티는 포인트가드 진영에서 출장시간을 보장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그는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달 5일 시즌 3번째 경기인 필라델피아 전에서 교체투입된 그는 25분간 11점 6도움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28일 밀워키전에서도 11점 7도움을, 30일 워싱턴전에서 8점 5도움을 기록하는 등 식스맨으로서는 나무랄데 없는 기록이었다.

게임당 평균 14.5분 출장하면서 도움과 스틸, 득점에 이르기까지 프리지오니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닉스는 개막이후 6연승을 달리는 등 쾌조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하루 걸러 치러지는 경기에 피로가 쌓인 펠튼이 기복 심한 플레이를 보이고 식스맨 제이슨 키드가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면서 그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리지오니는 포인트가드로는 비교적 장신인 191cm로 스페인 등 유럽 리그에서 농구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 닉스의 마이크 우드슨 감독은 패싱 능력이 출중한 그를 NBA의 최고령 신인으로 뽑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우드슨 감독은 “파블로는 농구를 할 줄 안다. 비록 그가 뛰는 시간이 많을 순 없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 직스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사한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팀에 불러일으키는 것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라고 찬사를 보냈다.

팀 동료이자 뉴욕의 붙박이슈터 스티브 노박은 “파블로는 내가 코트 어디에 있던 오픈 찬스가 생길 때면 놓치지 않고 찾아내서 패스해준다. 공을 다룰 줄 알고 주변 선수들의 위치를 동물적 감각으로 파악하는 포인트가드와 같이 뛰면 경기가 편해질 수밖에 없다” 며 추켜세웠다.

처음 뉴욕에 입성했을 때 “감독이 필요로 할 때 나는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고 말한 노장 새내기가드가 올해 닉스의 새로운 제2의 린데렐라 선풍을 몰고 올지 기대가 모아진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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