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박재길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광수가 28일 오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탤런트 이광수(27)와 몇 마디 나눠보면, 놀라고 만다.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드러내는 활달하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진지하고 조용하다.

"평소 낯가림이 심해요. 재미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에요"라며 불필요한 사과를 할 정도다.

칭찬 앞에서는 부끄러워한다. 말을 되받아치는 법도 없다. 그렇게 대화가 깊어질수록 잘 우려낸 사골국물 같은 진국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KBS 2TV드라마에서 연기한 '재길'과도 닮아있다. 친구 '마루'(송중기)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친구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의리남이다.

"실제로도 의리를 지키려고 노력해요. 또 주변에 형들이 많아서 의리라기보다는 동생으로서 잘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거리감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많은 친구들을 두루 만나기보다는 한 명을 깊이 알고 우정을 쌓는 편이다. 개중에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난 친구도 있다. "평소 얘기하기보다는 듣는 편이다. 또 친구들에게는 표현을 많이 안 한다. 하지만 친한 친구라면 그 친구보다 친구의 가족, 친구의 친구를 챙긴다. 주변 사람을 챙기다보면 내 친구의 위치도 올라간다. 친구 부모님 생신도 챙겨드리고 명절 때 선물도 보낸다. 가끔씩 전화도 한다"며 6~7명을 떠올렸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찾는 곳이 많아짐에 따라 친구들에게 소홀한 게 마음에 걸리는 듯하다. "일하다가, 촬영하다 문자 못 보낼 때가 있다. 또 보자고 하지만 못 보게 된다. 티는 안 내지만 서운해할 것 같다. 그때는 너무 바빠서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간이 있을 때 얼굴도 많이 보고 얘기도 많이 해야겠다는 마음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해지다보면 점점 멀어지고 한 명씩 잃는 것 같다. 내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라고 밝혔다.

"제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편이예요. 그런데도 가끔 어릴 적 친구들 만나면 속상한 게, 저를 제외한 친구들끼리는 서로 공감하는데 저만 공감하지 못할 때예요.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게 없어요. 같은 처지이고 같은 학생일 때는 얘기를 주고받고 하다보면 끝이 없었는데 요즘은 제가 살고 있는 환경이 다르니…. 공감되는 얘기가 줄어들고 점점 말이 줄어들어요. 친구들 만나고 헤어져서 집에 오면 씁쓸해지죠."

그럴 때면 SBS TV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함께 출연하는 형들에게 의지한다. "형들이 너무 좋아서 다 챙겨주려고 한다. 하지만 형들이 안 좋아한다"면서 "챙김을 받는 게 쑥스럽기도 하고 낯간지럽기도 해서 작년부터는 생일도 안 챙기려고 한다. 쿨한 사이가 됐다. 대신 문자로 축하를 받으면 따뜻해지는 무언가가 있다"며 웃었다.

"'기린'(키 190㎝ 몸무게 78㎏), '광바타' 등 캐릭터도 형들이 만들어줬어요. 그러면 저도 갈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것 같고…. 러브라인은 형들이 저에게 안 어울린대요. 별명들이 다 감사한데, 최근 저에 대한 힌트로 '못생김'이 나온 적이 있어요. 그때 멤버들이 다 저를 지목하는 거예요. 저, 못생기지 않았거든요. 하하 형만 저에게 느낌 있게 생겼다고 인정해줬어요. 하하 형은 여자에게 인기있게 생겼다고 보답해드렸죠"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약골 이미지는 깨고 싶다. '런닝맨' 멤버들 중 막내이지만 제일 큰형 지석진(46)과 '필촉스'를 구성해 약골 이미지를 맡고 있다.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아 석진이 형과 함께 진지하게 '진짜로 한 번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이름표 뜯는 게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앞에 있으면 안 뜯어야 되는데도 뜯게 되는 마약같은 중독성이 있다. 한 번 석진이 형과 힘을 합쳐서 우승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별렀다.

이광수는 '런닝맨'을 '또 다른 가족'이라고 표현했다. "연기는 제 일이다보니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런닝맨'은 일이라는 느낌보다는 가족 같은 사람들이죠"라는 마음이다. "무엇보다 형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제 울타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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