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대회 출전이어서 긴장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준비는 끝났다."

'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1년8개월만의 복귀전을 위해 결전지로 떠났다.

김연아는 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NRW 트로피대회가 열리는 독일 도르트문트로 떠났다.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이후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김연아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한 일종의 기준기록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세계선수권대회의 예선을 없애는 대신 ISU가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일정한 기술점수(TES)를 넘어야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 김연아는 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기술점수 28.00점, 프리스케이팅 기술점수 48.00점을 넘겨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기준기록을 만족시키면 김연아는 또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한국에 주어진 한 장의 출전권을 따내야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있다.

B급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지만 1년8개월만의 복귀를 앞둔 김연아에게 전 세계 피겨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김연아는 "오랜만의 대회 출전이어서 긴장되고 걱정도 된다"며 "오랜만이라 실전에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되지만 충분히 준비했으니 하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복귀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 최저점을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이니 목표만 생각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말 신혜숙(55), 류종현(44) 코치를 새롭게 선임했을 당시 체력을 걱정했던 김연아는 "당시 체력이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그동안 많이 끌어올렸다. 차근차근 체력훈련을 하면서 실전에서 프로그램을 소화할 만큼 체력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최절정이었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와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운을 뗀 김연아는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는 최절정이었던 상황이라 비교하기 힘들지만 80~90% 정도로 올라온 것 같다"고 전했다. 10월말 기자회견 당시에는 70% 정도라고 말했던 김연아다.

김연아는 "훈련을 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훈련 과정이 다소 어려웠다. 쌓은 것이 있었지만 쉬면서 체력이 바닥을 쳤다. 바닥에서 시작해 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예전과 같이 무거운 마음이 없어서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연아가 복귀전을 준비하면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아이스쇼를 위한 프로그램만 하고 대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보니 기술을 소화하는 것이 걱정됐고, 체력도 부담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이전과 달리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하면서 약간의 마음고생을 기분좋게 이겨냈다.

김연아는 "가지고 있던 것이 있어서인지 노력을 하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전 대회에 비해 마음이 가벼웠다. 걱정이 됐지만 여유를 가지고 훈련을 하니 오히려 잘됐다. 정말 웃으면서 훈련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부터 스핀 규정이 변경돼 김연아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ISU는 종전 4단계였던 스핀 레벨을 5단계로 늘려 스핀을 더욱 엄격하게 체크한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에 스핀은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달라졌다"며 "내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연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변형 자세를 하는데 버겁고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연아는 "연습하다보니 또 잘 됐다. 스핀이 부족하면 점수가 깎이니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실전에서도 잘 할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연아는 "오랜만에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이게 돼 기대가 큰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연습을 잘 끝냈지만 실전에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신혜숙 코치는 "김연아가 기술적인 측면은 거의 완벽했다. 체력이 문제였는데 본인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갖고 노력했다. 뭐라고 하지 않아도 본인이 알아서 잘 했다"며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류종현 코치도 "김연아가 열심히 했다. 성인이 된 만큼 즐기면서, 알아서 잘 훈련했다. 실전도 잘 치러낼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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