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20개월만의 복귀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8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아이스스포르트젠트룸에서 열린 NRW 트로피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2.27점을 기록했다.

기술점수(TES) 37.42점, 예술점수(PCS) 34.85점을 받은 김연아는 예상대로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B급 대회이지만 김연아는 내년 벌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 이번 대회에 나섰다.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어린 선수들과 경쟁한 김연아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로 올라섰다. 김연아와 쇼트프로그램 2위에 오른 제니아 마카로바(러시아·59.55점)의 차이는 12.72점에 달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의 순위는 큰 의미가 없지만 점수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얻어야 하는 최소 기술점수 28.00점을 훌쩍 뛰어넘으며 '여왕'의 위용을 뽐냈다.

이번에 김연아가 받은 점수는 2006년 시니어 무대 데뷔 후 국제대회에서 기록한 쇼트프로그램 점수 가운데 개인통산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 전날 벌어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22·일본)가 기록한 66.96점보다 높은 점수다.

김연아는 풍부한 표정연기로 예술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김연아가 받은 예술점수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것보다 높았다. 김연아의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 예술점수는 33.80점이었다.

이날 김연아의 연기는 20개월이라는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날리는 동시에 '여왕의 귀환'을 알리는 것이었다.

옅은 하늘색에 붉은색 계열의 장식이 들어간 의상을 차려입고 빙판에 나선 김연아는 '뱀파이어의 키스' 주제곡에 맞춰 은반 위를 누비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 1.23점의 가산점을 챙기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교과서'로 불렸던 김연아의 점프는 여전했다.

두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플립도 완벽했다. 김연아는 1.40점의 가산점을 더하며 연기를 이어갔다.

플라잉 카멜 스핀을 레벨3로 처리한 김연아는 더블 악셀도 무리없이 성공했다.

점프 과제를 모두 마친 김연아는 이후 레이백 스핀과 스텝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선보인 뒤 연기를 마쳤다. 김연아는 스핀과 스텝에서 모두 레벨3를 기록했다.

김연아는 9일 밤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한편 시니어 남자 싱글에 출전한 유망주 김진서(16·오륜중)는 쇼트프로그램에서 69.95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남자 싱글에서는 콘스탄틴 멘쇼프(러시아)가 79.73점으로 우승했고, 미카엘 브레지나(체코)가 70.29점을 얻어 2위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한지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김진서는 지난 9월 중순 ISU 주니어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남자 피겨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김진서는 지난 10월 주니어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51.37점)을 훌쩍 넘어서며 기대주의 면모를 뽐냈다.

기술점수 38.33점을 받은 김진서는 예술점수 31.32점을 챙겼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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