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25)은 "평소 인기가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부분 이성은 환상을 갖고 날 만나러 오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다. 그냥 전설로 남는 게 나은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의 저는 드라마 속 단아하고 청순한 스타일이 아니에요. 애교스럽지도 않고요. 낯도 가리고 조용하지요."

'박하선'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순가련'이다. 긴 생머리, 착하게 생긴 얼굴, 반달형 눈웃음 등이 2010년 MBC TV 드라마 '동이'를 통해 이미지 완성을 이뤘다. 단아하고 청순한 '인현왕후' 역을 맡아 동양적인 아름다움으로 '국민 며느리'로까지 불렸다.

이어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에서 굴욕적인 장면과 코믹한 모습도 선보였지만, 서지석(31) 고영욱(36) 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녀린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는 못했다.

"요즘 같을 때 '인현왕후'처럼 하면 바보취급 당해요. 사근사근 웃고 늘 웃으며 '네'라고만 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대중은 저에게 늘 웃는 모습, 착한 모습을 기대해요. 저에게는 무뚝뚝하고 조용한 면,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한 면, 다 있는데…. 이제까지 출연한 작품 이미지에 보호본능을 부추기는 면이 있어서 기대치가 높은 것 같아요."

이런 박하선에게 영화 '음치클리닉'(감독 김진영)은 기회다.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가 됐다"며 흥분할 정도다. 박하선은 고교시절 음치라고 놀림 받을 때 자신을 감싸준 10년 짝사랑 '민수'(최진혁)를 위해 음치클리닉에 등록하는 적극적인 '나동주'다. 그가 좋아하는 노래 '꽃밭에서'로 환심을 사기 위해서다. 수강료 50% 할인을 위해 고등학생으로 분장하는가 하면, 필요할 때만 나오는 애교로 얻고자 하는 것은 꼭 얻어내며 자기 삶을 개척해간다.

"팬들 중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너무 똑같을 것 같다고 걱정한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동주'는 분명 다르거든요. 털털하고 무뚝뚝하지만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저와도 많이 닮았더라고요"라고 밝혔다.

"집에서는 목 늘어난 후줄근한 옷 입고 있고 잘 씻지도 않는다. 또 누가 긴 생머리로 있느냐. 머리 질끈 묶고 친구들 만나러 나갈 때도 그대로 모자 쓰고 나간다. 화장도 하지 않고…. 또 살기 위해 애교를 부리는 것도 닮았다. 평소에는 나근나근한 성격이 아니다."

"어렸을 때는 '나중에 뭐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봤을 때 당장 나중에 살아있을지 안 살아있을지 모른다. '우리 나중에 밥 한 번 먹어요'라는 말을 하면 정말 기다린다. 그리고 밥 먹기로 했으면 꼭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보는 성격이다. 기타 배우고 싶으면 배우고, 피아노 배우고, 운동하고 싶으면 그날 헬스장을 찾는다. 즉흥적이고 지르는 편이라 뛰어나게 잘하는 것은 없지만 골고루는 다 한다"며 웃었다.

10년 동안 한 남자만 좋아하는 '나동주'처럼 사랑에 있어서는 신중하다. TV속 이미지만 보고 접근하는 사람도 있고 혼자만의 '밀고 당기기'를 즐기는 남자도 있었다. 좋은 사람을 걸러내기 위해 오래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남자나 여자나 재면서 밀고 당기는 사람을 안 좋아한다. 안 그래도 믿을 사람이 없는 세상인데, 그런 사람은 사귀다보면 내 머리만 아플 것 같다. 평소 믿을만하고 솔직한 성격, 다정하고 착한 사람을 좋아한다. 또 사람으로 곁에 두고 오래 지내야 한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은 오래 못가는 것 같다"는 지론이다.

"좋은 남자를 고르는 비결? 6개월~1년 이상은 남자로 봐야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 같다. 또 한 번 좋아하면 꽤 오래 좋아하는 편이다"고 고백했다.

박하선은 "'음치클리닉'으로 나의 다른 모습을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열아홉 살에 데뷔하고 나로 돌아가서 쉬는 시간이 다 합쳐서 1년이 안 되는 것 같다. 내가 누구인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은 쉬는 게 겁도 많이 나도 두렵기도 하다. 1년에 2~3편씩 작품을 하면서 성격도 변해갔다. 일반 분들과 다른 것 같다. 나도 지금은 내 성격을 모르겠다. 우울할 때도 있고 밝을 때도 있고 본래 성격이 계속 바뀌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괜찮아요. 그 정도의 자신감은 있거든요. 이제껏 저에 대해서 많이 봤던 이미지만 기억하는 것도 당연해요. 그래서 계속해서 도전하려고요. 이번 작품도 그렇고요. 그런 의미에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정통 멜로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상대배우요? 여진구? 하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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