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결제 카드 86.7% 국내서만 사용... 한해 수수료만 2000억원 지불돼
"브랜드사용료, 결제망 사용료 명목... 제휴조건 바꾸면 연회비 줄일 듯"

비자(VISA)나 마스터(MASTER)카드와 제휴가 된 해외결제가능카드는 국내에서 사용해도 해당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구조는 해외용카드가 높은 연회비를 받는 원인이자, 불필요한 외화 유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카드사가 비자·마스터·JCB·다이너스·아멕스 등 해외카드사에 사용분담금 및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943억5900만원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국내 카드사가 해외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2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카드사들은 브랜드 사용료와 자사 결제망 사용료를 포함한 사용분담금 명목으로 국내 결제금액에 대해 0.04% 가량의 수수료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발급된 해외결제가능카드(7350만매) 중 국내결제에만 사용되는 카드가 86.7%인 6376만매에 달해 불필요하게 해외카드사에 수수료가 지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 현재 전체 신용카드(1억1637만매) 중 해외결제가능 카드의 비율은 63.1%이다.


 
연도별 해외카드사 수수료는 ▲2008년 1115억7400만원 ▲2009년 1171억2200만원 ▲2010년 1394억7800만원 ▲지난해 1470억5600만원 등 지난 4년새 31.8% 급증했다.

업체별 해외카드사 수수료(2011년 기준)는 비자카드가 89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마스터(452억원)·아멕스(99억원)·다이너스(12억원)·JCB(7억원)카드가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해외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중 90% 가량은 외국에서 사용한 금액이 아니라 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한 수수료"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국내 카드시장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카드 결제망이 잘 갖춰져 있어,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결제망을 사용하지 않는데도 다른 국가와 같은 수수료를 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불평등 계약'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해외카드사가 국내결제에 대한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앤다면 고객에게 부과하는 연회비도 낮출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된다"며 "이에 대한 합의가 된다면 고객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불필요한 해외겸용카드 발급으로 외화가 낭비되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발급될 수 있도록 금융권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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