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이 선발 출전한 셀타 비고가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침몰시켰다.

셀타 비고는 13일 오전 6시(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2~2013시즌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1분과 33분 터진 마리오 베르메호와 크리스티안 부스토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지난달 30일 코파델레이 32강 2차전 알메리아와의 경기에서 16강 진출의 시발점이 된 선제골을 터뜨렸던 박주영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13분까지 약 5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파코 에레라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노릇을 해주고 있는 박주영을 레알 마드리드전에 투입시켜 한층 두터워진 신뢰를 드러냈다.

박주영은 이날 중앙 공격수가 아닌 윙포워드 역할을 맡았다. 위치 변화는 있었지만 물오른 공격 본능도 그대로였다.

이아고 아스파스와 함께 찰떡 궁합을 보이며 수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해냈다. 특히 전반 15분과 39분 아스파스의 크로스에 이은 박주영의 슈팅은 전반전 셀타 비고가 만들어낸 가장 결정적인 득점 기회였다.

박주영은 왼쪽 측면에 위치해 평소보다 더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마지막 순간 골 결정력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지난 10월21일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0-2 패배를 당했던 셀타 비고는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셀타 비고는 세계 최강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박주영의 발끝에서 기회가 만들어졌다. 전반 15분 아스파스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박주영이 몸을 날리며 발에 맞혀봤지만 공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두 콤비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 39분 오른쪽 측면에서 아스파스가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주영이 논스톱슛을 시도해봤지만 세차게 내리는 비로 인해 공이 빗맞으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여러 차례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두드리던 셀타 비고는 기어이 먼저 골맛을 봤다.

후반 11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베르메호가 잡아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갈랏다.

마음이 급해진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0분 카카를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교체카드는 성공적이었다.

공격이 살아난 레알 마드리드는 루카 모드리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연달아 슈팅을 날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셀타 비고의 역습은 날카로웠다. 후반 33분 상대 수비 실책으로 공을 낚아챈 크리스티안 부스토스가 개인 드리블에 이은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불 붙기 시작한 레알마드리드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이후에도 파상공세를 이어간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41분 호날두가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더 이상의 득점 없이 경기는 2-1 셀타 비고의 승리로 끝났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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