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병헌(42)이 아시아 최대규모의 영화전시회인 '2012 시네아시아 어워드 런천'에서 '올해의 스타'상을 받았다.

13일 오전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지.아이.조2'의 존 추(33) 감독이 이병헌의 수상을 알렸다.

추 감독은 "이병헌을 친구로서 소개하게 돼 영광이다. 할리우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배우인데 함께한 영화 '지.아이.조2'를 통해 재능을 보여줬다. 특히 '스톰 섀도' 연기를 할 때 더 빛을 발휘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건 인간적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연기를 한다. 촬영장의 모든 여성이 반할 정도로 눈빛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며 웃었다.

"이병헌은 영웅이고 영화업계의 룰을 바꿔놓은 사람이고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다. 매력적이고 멋있어서 이병헌을 차기 아시아의 톰 크루즈라고 할 정도다. 이병헌이 세계적인 배우가 돼 매우 좋고 함께 해서 행운이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 외국 배우들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줬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배우와 감독들이 그를 통해 '우리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이 생겼다. 엄청난 행운이다."

추 감독의 상찬이 끝나고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배우라는 직업상 평소 새로운 도전에 대해 궁금해 하고 호기심이 가득하다. 하지만 처음 할리우드 영화를 할지 말지를 고민할 때 '내가 이 자리에서 하던 것만 잘하지 뭣하러 모험을 하려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겁도 나고 불안하고 떨리기도 하고 외로웠다. 바다 한 가운데서 수영을 하는데 이정표 없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 상을 받은 덕분에 힘이 생겨 앞으로 더 잘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또 '지.아이.조2'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프로듀서와 제작사에도 감사한다. 할리우드 영화와 아시아 영화를 통해 만나뵙겠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올해 9월13일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광해, 왕의 된 남자'(감독 추창민)에서 '광해'와 천민 '하선' 1인2역을 연기하며 호평 받았다. 첫 사극임에도 안정된 연기력으로 관객 1230만 명을 모으며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또 2013년 3월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2'(감독 존 추)와 하반기에 개봉하는 영화 '레드2'(감독 딘 패리소트) 출연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시상식 후 오찬에서 추 감독은 이병헌을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시킬 때의 갈등도 고백했다. "미국 관객들은 이국적인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불편한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지.아이.조2'를 촬영할 때 보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아시아계 사람에 대해 틀에 박힌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는 다르지만 불편하거나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일상에서 벗어나면 외로움도 있고 새로운 데 가면 집에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추 감독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같은 아시아인인 이병헌에 대해 "사실 미국에서는 절대 인정을 안 하는데 아시아계 배우인 이병헌과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서로 아껴주고 도울 준비가 돼 있었다. 이병헌도 세트에서 나에게 '한국 감독 같다'고 말했다. 칭찬인지 욕인지 잘 모르겠다. 알아보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시네아시아 어워드 런천'으로 모든 홍콩 공식일정을 마친 이병헌은 14일 귀국, 연말을 한국에서 보낼 계획이다. 19일에는 대통령선거 투표도 한다.

"2013년에는 거의 프로모션에 때문에 정신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지.아이.조2'와 '레드2' 한국 프로모션도 있지만 '광해' 해외 프로모션도 잡혀있다. 또 '지.아이.조2'와 '레드2' 모두 월드 투어를 간다. 보통일은 아니다. 미리 잡혀있는 일정 때문에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연하게 시나리오 좋은 작품이 일정이 없는 그 틈새에 들어오면 좋겠다."

결혼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한편, 시네아시아는 매년 12월 홍콩에서 열리며 아시아 영화산업 전문가들과 영화 배급, 극장 관계자들이 모이는 권위 있는 행사다.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시네유럽, 11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쇼이스트와 함께 국제적인 영화 전문전시회로 손꼽힌다. 올해의 스타상은 최근 3년 간 중국의 여배우 리빙빙(2011), 장쯔이(2010), 저우쉰(2009) 등이 수상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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