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투표일 전 마지막 주말인 15일 서울에서 동시에 유세를 펼치며 기싸움을 펼쳤다.

박 후보의 유세장인 강남 코엑스 앞에는 오후 3시로 예정된 본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주최 측 추산 2만5000명 가량(경찰 공식집계 없음)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박 후보의 도착에 앞서 정수경 기독교 음악대학 교수는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을 불러 분위기를 띄웠다. 대학생 태권도 격파단은 사회자의 '공작정치 격파', '흑색선전 격파' 등의 구호와 함께 격파 시범을 선보였다.

찬조연설자로는 정몽준·김성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이준석 전 비대위원, 방송인 송해씨가 나섰다.

특히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은 "회사와 비교하면 회사를 절단 내서 부도낸 사람들이 이제 와 큰소리를 치는데 염치없는 짓이 아니겠느냐"고 민주당과 문 후보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 후보가 오후 3시10분께 유세 현장에 도착하자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으며 곳곳에서 소형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박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당선 직후부터 새정부 출범 시기까지 여야 지도자들이 만나서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짰으면 좋겠다"며 '국가 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아, 대한민국' '젊은 그대' 등 노래를 따라 불렀다. 손뼉으로 장단을 맞추고 가볍게 몸을 흔들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유세차량에서 내려가 시민들과 스킨십에 나섰다. 시민들이 건넨 빨간 모자를 써보고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구에 응하기도 했다.

문 후보의 유세는 광화문 광장에서 오후 4시께부터 주최 측 추산 10만명 가량(경찰 공식집계 없음)이 모인 가운데 시작됐다. 광장은 물론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찼다. 6개 중대 600명의 경찰력이 현장에 투입됐다.


찬조연설이 이어진 후 5시15분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전에 문 후보를 향해 "문재인을 친구로 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자 행사장 곳곳의 시민들이 눈물을 닦아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상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자 문 후보가 5시20분께 행사장에 등장했다. 인파를 뚫고 연단에 오른 문 후보는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얘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어진 연설 도중 시민들은 문 후보의 정확하지 않은 '쌍용차' 발음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발언이 잠시 끊길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연설을 마친 문 후보는 최근 TV찬조연설을 한 가수 이은미씨와 손을 잡고 애국가 1절을 불렀고 시민들도 합창했다. 대한민국과 문 후보의 가상 결혼식도 열렸다. 혼인서약에서 문 후보는 "두고두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대통령, 새 시대의 첫 대통령이 되겠다"고 답했다.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은 시점은 안철수 전 후보가 등장한 오후 5시46분께였다. 사회자가 안 전 후보의 행사장 방문 소식을 알리자 시민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과 문 후보를 상징하는 노란 목도리를 두르고 등장한 안 전 후보는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쥐고 문 후보 지지연설을 한 뒤 목도리를 풀어 문 후보의 목에 걸어줬다. 그러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겼다"는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안 전 후보가 노란 목도리를 한 것도, 마이크를 들고 연설을 한 것도 공식적으로는 처음이라 더 의미가 컸다. 안 전 후보에게 화답하듯 문 후보는 "남은 며칠간 새누리당이 불법선거와 네거티브로 음해해도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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