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성남일화의 '간판스타' 윤빛가람(22)이 새롭게 출범한 안익수(47) 감독 체제에서 부활을 예고했다.

성남은 18일 오후 성남시 황송구장에서 안익수 감독 부임 후 첫 소집훈련을 가졌다.

훈련장은 냉기가 감돌았다. 매서운 한파 탓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안 감독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주변 공기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윤빛가람을 비롯한 선수단은 약 30분간 운동장을 돌며 첫 훈련을 시작했다.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집중했다.

이를 '매의 눈'으로 관찰하던 안 감독은 윤빛가람을 향해 "맨 앞에 가서 뛰어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빛가람은 재빨리 앞선으로 달려가 러닝 훈련을 끝마쳤다.

안 감독이 특별지시를 내린 이유가 있었다. 윤빛가람의 꺾인 기를 살려주기 위한 나름의 배려였다.

안 감독은 훈련을 마친 후 "윤빛가람이 기가 죽어 있다.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였다"며 "워낙 능력있는 선수인데 올 시즌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잘 컨트롤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윤빛가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빛가람에게 2012년은 최악의 한 해였다.

지난해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성남에 입단했지만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1골3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윤빛가람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결국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은 그를 2군으로 내리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윤빛가람은 좀처럼 부진을 털지 못했고, 팀 성적 하락과 함께 자심감도 추락했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올림픽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해 동료들이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주변의 냉혹한 시선이 윤빛가람을 변하게 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휴가도 반납한 채 숙소에 남아 개인훈련에 전념했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매스컴을 통해 알게 됐다. 이는 고무적인 일이다"고 칭찬한 뒤, "아직 팀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 구상이 백지 상태다. 목포 전지훈련을 통해 체크해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성남은 19일부터 열흘간 일정으로 목포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안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윤빛가람 활용방안을 고심할 전망이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저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내년을 위해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다"며 첫 훈련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안 감독의 축구 스타일에 대해 그는 "부산에서 하시던 것을 보면 카운트어택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부산은 빠른 공격선수들이 많은데 우리팀에도 그런 선수들이 보강된다면 저 또한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감독님이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기대에 부응해 잘하고 싶다"며 "저에게 어떤 스타일을 정확하게 원하는지 모르지만 제가 지난 시즌 부진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성남 입단 후 숱한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는 윤빛가람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금은 말씀드리기 그렇다. 계약기간이 2년 더 남았다"고 말을 아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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