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가 선두 경쟁을 벌이던 울산 모비스와의 진검승부에서 웃으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화끈하고 화려한 김선형, 듬직하게 날선 김민수와 박상오, 마당쇠 신인 최부경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하며 SK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SK 상승세의 중심은 만능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라는 사실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헤인즈는 2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27점 8리바운드도 맹활약하며 SK의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는 일대일 공격을 즐기며 8점을 몰아쳤다.

외국인선수 한 명의 능력이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리그 상황을 고려할 때, 헤인즈는 언터처블에 가깝다. 평균 19.2점 8.8리바운드를 기록 중인데 영양가까지 높다.

높이에 부담을 가질 만한 상대가 거의 없는데다 KBL 5년차로 누구보다 한국 농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 슛과 돌파, 속공 참여 모두 탁월하다. 상대 변칙수비에도 쉽게 적응하는 편이다. 문경은 감독이 승부처에서 헤인즈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헤인즈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헤인즈는 21일 "공격 의존도가 높다는 말은 사실이나 그것은 팀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것일 뿐이다. 내가 득점력이 좋고 기록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지)우리 선수들 모두 제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며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헤인즈는 2009~2010시즌에 현재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비스에서 챔피언반지를 낀 경험이 있다. 팀을 정상에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검증된 외국인선수다.

당시 브라이언 던스톤이 많은 출전시간을 가지면서 헤인즈는 경기당 14분47초밖에 뛰지 못했지만 평균 12.6점으로 공격력은 일찌감치 인정을 받았다.

헤인즈는 "모비스가 우승했을 때보다 지금 SK의 상황이 더 좋다고 본다. 앞으로 손발을 맞추고 부상만 생기지 않는다면 좋은 상황이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했다.

모비스에서 함께 우승을 일궜던 양동근과 현재 한 팀에 있는 김선형에 대해선 "양동근은 순간적인 드리블에 이은 슛이 좋고 김선형은 돌파 능력이 탁월한 선수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상대의 압박 수비를 스스로 뚫어낼 수 있다는 점은 꼭 닮았다"고 평가했다.

시즌 전 간신히 6강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SK의 선두 질주는 예상 밖으로 일정이 절반 이상 남았지만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3-2 드롭존 수비에 대한 타 팀들의 적응, 체력적인 문제, 예상치 못한 부상 등으로 언제 위기를 맞을 지 알 수 없다. 헤인즈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진다.

"승부처에서 압박감 같은 것은 전혀 없다"며 해결사 기질을 과시했다.

신기성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헤인즈가 중요할 때, 어려울 때 해결사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다"며 "상대들이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게 지금 헤인즈"라고 평가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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