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 김바다(41)는 음악적 실험자다. 록가수로 살아온 지 16년이 지났지만, 자신만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시도와 실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음악적 실험은 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로커로서 자존심과 자부심을 지키고 있다.

1996~1999년 록그룹 '시나위'의 5대 보컬로 활약했다. 실력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대신, 탄탄한 마니아층을 거느렸다.

시나위에서 나온 뒤 밴드 '나비효과'와 '더 레이시오스'를 만들었지만, 재미를 못 보고 접었다. 이후 2009년 록밴드 '아트 오브 파티스(Art of Parties)'를 결성,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바다가 베이스와 보컬, 김윤범(30)이 드럼을 책임진다.

그동안 밴드 이름을 계속 바꾼 이유는 소속사와의 관계와 금전적인 부분, 새로운 음악을 향한 갈망 등 복합적인 요인 탓이다. "이름을 바꾼 게 아니라 밴드를 바꾼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비효과로 활동하면서는 방황했다. '첫사랑'이란 노래를 통해 대중가요 멜로디를 처음 시도했다. "나는 뼛속 깊이 로커다. '첫사랑'이 인기는 얻었을지라도 음악적으로 외로웠다"고 고백했다. 나비효과 2집 때 강한 일렉트로닉 음악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첫사랑'은 나에게 음악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에너지를 쏟아붓지 못했다"는 것이다.

소속사 문제로 '나비효과'를 접은 뒤 '더 레이시오스'를 구성했지만 1집을 내고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큰 무대만 고집하다보니 공연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바다는 "금전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멤버들과 음악적 견해차가 컸다"고 털어놨다. "사실 내가 변덕이 심하다. 음악적 욕심이 많은 결과"라고 인정했다.

아트오브파티스에 대해서는 "뭔가 퇴폐적인 느낌의 음악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밴드"라고 답했다. "계획되지 않고 즉흥적이고 본능으로 음악을 풀어내는 것이다. 가공하거나 계산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음악"이라는 설명이다. 날것 그대로의 음악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김바다는 '음악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지금 한국 음악시장에 신물이 난 사람들, 새로운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그분들과 공감하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윤범은 지난해 말 영입됐다. "어릴 적 바다 형과 함께 음악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꿈을 이뤘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바다 형을 보고 환상이 깨졌다"며 웃었다. "형과 음악적으로 잘 맞는다. 다만 욕심이 과한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새 싱글 타이틀곡 '섬'은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만든 노래다. 김바다가 작곡하고 '고해' '너를 위해서'를 작사한 채정은이 노랫말을 붙였다. '네버 에버'도 함께 실었다.

김바다는 올해 MBC TV '일밤-나는 가수다'에 시나위와 함께 출연, 주목받았다. "방황의 끝을 달리고 있을 때 (출연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을 때다. 그동안 집착했던 것들을 과감히 털어내고 싶었다. 쉽게 말하면 나 자신을 놔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나는 가수다'라는 무대는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마음이다. 첫 무대에서는 연주, 가사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안 했다.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자세였다. "끝나고 나서는 '나는 가수다'는 나에게 구세주였다"고 즐거워했다. "팬들도 많이 생겨나는 등 관심들을 보여주니 좋았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고 더 좋은 노래 들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음악 선택은 만족스럽다. "대중음악에 편승했다면 통장에 잔액이 많겠지만, 음악적으로는 외로웠을 것이다. 지금 아무것도 없지만, 그 선택에는 변함이 없다."

김바다는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할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재조명받을 날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중에는 정말 쉽고 대중적인 음악도 할 것이다. 쉬운 노래가 어쩌면 실험의 끝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편, 아트오브파티스는 자신들과 함께할 기타리스트를 찾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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