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1일 '온라인 음악 전송에 대한 사용료 징수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음원유통업계와 가요계가 분주하다.

소비자가 접속한 상태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스트리밍 단가 12원, 음원을 내려받는 다운로드 단가를 600원으로 올리고 음원 권리자의 몫을 음원 수익의 60%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횟수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종량제 상품으로 변경하는 것 등도 포함됐다.

음원 유통업체들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가운데 가입자 1800만명으로 음원사이트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멜론이 칼을 먼저 빼 들었다. 내년 1월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료를 월 3000원에서 최대 6000원까지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멜론 외에 다른 온라인 음원유통업체들과 3대 가요기획사인 SM·YG·JYP 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KMP홀딩스 음악사업부문 역시 인상 폭을 놓고 조율 중이다.

온라인 음악시장은 무제한 정액제 서비스와 덤핑 묶음다운로드 등을 통해 일부 사업자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 디지털음원 수익을 유통사가 30%를 가져가고 나머지를 제작자, 권리자 등이 챙긴다. 반면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멜론, 도시락 등 음원 서비스사업자들이 약 46.5%를 가져간다. 40%는 저작인접권자인 소속사, 9%는 작사·작곡가, 4.5%는 실연권자에게 돌아간다.

게다가 음원서비스 사업자들이 40~150곡을 묶어서 파는 정액제로 인해 곡당 단가는 최저 63.9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가 된 싸이(35)의 국내 음원수익은 밝히기가 민망할 정도다. 공인음악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지난달까지 다운로드 약 360만건, 스트리밍 약 4000만건을 기록했음에도 음원으로 벌어들인 돈은 약 6600만원에 불과하다.

미국 음반판매량 집계회사 닐슨사운드스캔에 따르면, 미국에서 '강남스타일' 음원 가격은 건당 1.29달러(약 1368원)로 다운로드 건수는 307만건이다. 이를 합산하면 약 396만달러(약 42억5000만원)가 나온다. 또 스포티파이와 알디오, 모그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5만달러(5370만원)다.

가요계는 인디가수들을 중심으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과도하게 할인된 다운로드 서비스를 거부하는 캠페인 '스톱 덤핑 뮤직'에 참여하는 등 온라인 음악시장의 불균형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인디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정규 3집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원을 음원사이트에 종량제로만 제공하고 있다. 록밴드 '해리빅버튼'과 힙합가수 비프리는 자신들의 앨범 '킹스 라이프' '희망'의 음원정액제를 거부하고 음원 종량제를 택했다. 이들은 음원사이트의 메인 페이지 노출이나 추천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다.

멜론을 비롯해 음원유통업계는 이러한 음악계의 불만을 마냥 두고 볼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갑자기 음원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50% 이상은 현 음원 가격을 싸다고 여기지 않는다"면서 "갑작스런 요금 인상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이탈을 초래, 불법 다운로드의 비중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월정액 묶음 상품은 제도 변경 초기의 가격 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 첫해에는 30%를 할인 적용하고 매년 10%씩 단계적으로 회복토록 했다. 문화부는 "변경되는 제도가 충분한 준비를 거쳐 안착하고 장기적으로 음악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는 한편, 자칫 촉발될 수 있는 불법 음원의 유통에 대한 단속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신탁 3단체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승인안 중에서 4중 할인율로 인해 결국 판매가 대비 90% 이상 할인하는 구조와 모바일 등 기타 서비스에 대한 개선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반제작 관계자는 "정부가 음원 유통업체라는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다는 시늉을 하는데 성공했다"면서도 "그 방울이 목에 제대로 걸릴 지, 걸리더라도 소리가 날는 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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