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술자리에서 비롯된 폭력사건으로 몸살을 앓던 경찰이 지독한 초겨울 날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연일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면서 폭력사건도 움츠러들어 밤샘이 다반사던 여느 해와 다르게 올해는 '여유로운' 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송년 시즌인 12월 들어 도내에서 일부 또는 전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날은 모두 12일이다. 지난해 4일보다 무려 3배나 많다.

지난 22~27일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마지막 송년 모임을 준비하던 사람들의 발을 묶었다. 많은 눈도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12월 들어 눈이 내린 날은 지난해 6일과 비슷하지만 내린 양은 배에 달한다.

특히 눈이 내린 직후 한파가 몰아친 날이 많아 곳곳이 빙판길로 변해 예년이면 송년 모임으로 북적일 거리를 한산하게 만들었다.

연일 이어진 '악천후'에 사람들의 발이 묶였고 덩달아 송년회 등 각종 술자리도 크게 줄어 술기운에 벌어지던 폭력사건도 눈에 띄게 줄었다.

청주의 한 경찰서 직원들은 예년 이맘때면 밀려드는 취객들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허다했지만, 올해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사건에 '미소'를 짓고 있다.

하루에 적게는 10건에서 많게는 하루에 30건 가까이 처리하던 폭력사건 등 각종 사건 한파가 몰아치면서 10건을 넘는 날이 거의 없었다.

한 경찰관은 "날이 워낙 추워 사람들의 왕래가 없다 보니 폭력사건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사건이 아예 없었던 날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이 많이 줄어 고된 것은 덜하지만, 날은 추운데 에너지 절약으로 난방을 제대로 못 해 꽁꽁 언 사무실에서 밤샘하려니 몸이 축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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