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31일 오전 4시를 기해 종료됐다. 1956년 흑백TV 방송을 시작한지 56년 만이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란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이 디지털 방송으로 통일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를 모두 쐈는데 31일 오전 4시부터 디지털 신호 만을 쏘는 것이다.

2008년 6월29일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전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서 지상파 채널 번호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 채널 번호 끝에 '-1'이 붙는 것이다. SBS는 6-1, KBS 2TV는 7-1, KBS 1TV는 9-1, EBS는 10-1, MBC는 11-1 이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 추진은 1997년 방송통신위원회(옛 정보통신부)가 지상파디지털방송추진협의회를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0년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종합 계획에 따른 디지털 전환 추진 일정이 확정됐다. 올해까지 1800억원이 투자되면서 디지털 송·중계소가 추가로 구축됐다.

방통위는 위성방송·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지상파 방송만 시청하는 아날로그 직접 수신 가구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유도, 지원해왔다. 시청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지역별로 아날로그 방송을 순차적으로 종료해왔다.

울산(8월16일 오후 4시)을 시작으로 충북(9월24일 오후 2시), 경남(10월4일 오후 2시), 부산(10월9일 오후 2시), 대전·충남(10월16일 오후 2시), 전북(10월23일 오후 2시), 강원(10월25일 오후 2시), 광주·전남(10월30일 오후 2시), 대구·경북(11월6일 오후 2시), 수도권(12월31일 오전4시)순으로 진행했다.

아날로그 직접 수신 가구는 아날로그TV를 디지털TV로 교체하거나, 아날로그TV에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디지털 컨버터나 디지털 전용안테나(UHF)를 설치해야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그동안 방송사·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거쳐 디지털 전환 정부지원 신청 방법과 절차 등이 담긴 자막을 내보내는 '가상종료'도 함께 시행했다.

디지털 컨버터 설치를 원하면 전국 우체국이나 주민센터(저소득층)에 정부지원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저소득층의 경우 정부가 지정한 보급형 디지털TV 구입시 10만원을 보조해 주거나 디지털 컨버터를 가구당 한 대씩 무상 지원했다.

저소득층에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에 해당되는 의료비본인부담경감자·장애수당이나 장애이동수당을 지급받는자, TV수신료 면제가구 중 시청각장애인·국가유공자 등이 포함된다.

방통위에 따르면 전국 1734만 가구 중 0.3%에 해당하는 최대 5만 가구가 아직 디지털 전환 신청을 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아날로그TV가 종료된 후에도 3개월간 디지털 전환 미신청 가구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은 전화로 국번 없이 124번을 누르거나 가까운 우체국이나 주민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지원센터도 내년 6월까지 운영된다.

앞으로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국 총 887개를 전라도(2013년 6월12일 오후2시), 경상도(2013년 7월17일 오후2시), 수도권·강원도·충청도(2013년 10월16일 오후2시)등 3개 권역으로 나눠 내년 10월까지 디지털TV 대역 470~698㎒ 내에 순차적으로 재배치하게 된다.

방통위는 디지털 방송국 채널 재배치에 따라 일부 또는 모든 TV방송이 일시적으로 끊길 수 있는 186만 가구를 대상으로 TV 리모컨으로 채널을 재설정 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TV 채널 재설정 방법은 TV모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리모컨으로 '메뉴' 선택, 채널에서 '자동채널 설정', '채널 재설정 시작' 선택, 리모컨으로 '확인' 선택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디지털 방송은 아날로그 방송보다 고화질, 고음질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방송은 영상·음성 신호를 압축 기술로 멀리 보낼 수 있어 화질이 아날로그 방송보다 약 5~6배 정도 선명하다. 아날로그 방송 보다 100~1000배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다.

자막·해설 방송 등이 제공돼 고령자나 장애인이 방송을 시청하기 편리하다. TV 전자상거래, 홈뱅킹, 이메일 수발신 등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TV에서 일주일 가량의 프로그램 편성표와 프로그램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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