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에서 볼 때 판도라 상자를 연 것이나 다름없다.
 
내부 분열로 "결정하지 못하는 정치"라고 비난 받았던 일본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저지 못했다고 더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어부지리 속에 야당이었던 자민당은 <결정할 수 있는 정치> 구현을 부르짖으면서 작년 총선거에 압승했다.
 
보수 속의 보수인 아베 자민당 총재는 당시 선거공약으로 <타케시마의 날>을 정부 주관의 행사로서 개최한다고 국민 심리를 자극했다.
 
수상으로 재취임한 아베 자민당 총재는 <타케시마의 날>을 정부 주관으로 개최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켜야 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서 이 공약을 후퇴 시키고 시마지리 정무관<차관급>을 22일  시마네현 주최의 타케시마의 날에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국회의원들도 2005년 시마네현이 타케시마의 날로 정한 이후 가장 많은 19명이 참석했다.
 
그들은 참석한 것만으로도 일본의 영토를 지킨다는 애국자로 국민의 눈에 비칠런지 모른다.
 
아베 수상 입장에서도 정부 주관이 아니고 시마네현 주관이지만 정부 대표를  파견하고 국회의원들도 가장 많이 참석한 것은 물론 메스컴이 아주 크게 이  문제를 보도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하고 있을런지 모른다.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아베 수상의 발언은 없었지만 칸 관방대신은 "타케시마는 일본 영토이니까 정부 대표가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국적 견지에서 정부 주최는 안했다."고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다.
 
일본에서는 독도에 대해서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일본 영토라고 부르짖고 있지만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한국에서 볼 때 이것은 독도에 대한 짝사랑에 불과하다.
 
아니 짝사랑의 한계를 넘어서 스토킹 행위나 다름없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이르키고 있는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일본이 더욱 공고히 관리하기 위해 작년 개인 소유를 국가가 구입하여 국유화 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엄청난 항의를 받고 있으며 지금도 그 해역 일대는 심각한 대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일.중간에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있다.
 
비교론의 대상과 차원이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센카쿠제도를 국가가  구입한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이해해야 한다.
 
독도의 완벽한 경비 태세를 살피기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내 시찰에 불과하고  한.일간에도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한국의 당연한 기본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일간에서 독도 문제를 서로 역사적 근거를 내세워 우리 영토라고 주장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정치 문제로 비약하고 말았다.
 
한.일 어느 쪽의 정치가이던 독도가 상대방의 영토라고 발언했다면 그는 곧 정치 생명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어느 누구보다도 정치가 자신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정치가들은 일시적인 자신만을 위한 독도 발언은 삼가해야 한다.
 
해결의 요원한 독도 문제는 현상 유지로서 미래 지향의 선상에 올려놓고 그야말로 대국적 견지에서 조감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 중국만이 아니고 러시아 사이에도 영토 분쟁이 있다.
 
며칠 전 아베 수상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모리 전 수상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방의 4개 섬에 대해 토의를 재개하자고 합의했다.
 
5월에 아베 수상이 러시아를 방문해서 일.러 정상회담이 열리지만 솔직히 말해서 토의 재개에 합의했다는데 이의가 있을 뿐이지 언제 이 문제가 풀릴지 당사자들도 비관적이다.
 
일본은 한.중.러 3개국에 걸쳐 영토 문제의 불씨를 안고 있다. 민감한 영토 분쟁의 대응을 잘 뭇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인 한국만이 이념과 체제를 같이하고 있다.
 
일본이 독도 문제에 대해서 언급할 때마다 상투적으로 대국적 견지라는 말을 식상할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  손해 보고 있지만 봐 준다는 뉴앙스가 내포 돼서 그때마다 불쾌하다.
 
그러나 일본은 동북 아시아에서 일본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또 다른 차원에서 대국적 견지라는 말의 의미를 스스로 깨닫고 재음미해야 한다.<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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