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현 신부가 인사말 하고 있다.
제주도를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은 1일 "저희는 지속적인 실천과 평화적인 노력을 통해 비무장 평화의 섬을 실현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제주관덕정 앞에서 '제2차 비무장 평화의 섬 선언대회'를 개최, '제주도 비무장 평화의 섬 선언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오늘은 일제의 폭력에 대항해 비폭력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했던 3.1운동 제94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또한 66년 전 제주4・3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3・1절 제28주년 기념식이 2만여 명의 도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던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가 관덕정에서 비무장 평화의 섬 선언을 하는 이유는 선열들의 뜻을 계승하기 위함"이라며 "불의의 폭력에 맞선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을 추모하고, 정의가 수난받는 개탄스런 현실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 민요패 소리왓이 공연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는 역사적・현실적으로 외세와 중앙에 휘둘리고 이용당해왔다"며 "몽항전 시절 몽고에 의해 일본침략의 교두보로 이용되고, 중일전쟁에서 중국 폭격을 위한 일본군의 도양지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일제 말기에는 제주도 전체를 군사 요새화해 일촉즉발의 위기가 있기도 했다"며 "그만큼 제주도는 지정학적인 중요성 때문에 시시때때로 군사기지의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4・3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이 제주도에 영구적인 기지를 설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의 오키나와 기지 대신 제주도를 새로운 미군기지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면서 "20여년전 모슬포 송악산 공군기지 건설이 좌초된 이후, 정부는 화순과 위미를 타진하다가 현재 강정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세계 평화의 섬"이라며 이들은 말을 이어갔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5년 정부는 제주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했다"면서 "국내외 군사력에 의해 끊임없이 고초를 겪고 희생 당해왔던 제주도가 새로운 평화의 진원지로 부상하게 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하지만 비무장 평화의 섬을 향한 노력은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면서 점차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대륙과 해양의 교차점에 위치한 제주도가 두 세력 간의 각축장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제주도 비무장 평화의 섬이 갖는 본질에 대해 요목조목 설명해나갔다.

이들은 "제주도에 군대나 군사기지도 없는 전쟁이나 폭력이 없는 평화의 섬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그것은 모든 난개발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해 자연보존과 환경보호를 이뤄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그것은 모든 생명에 대한 테러를 반대해 소중한 생명의 자생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결국 외세나 그 어떤 세력들의 간섭도 미치지 못하는 영세 중립의 자주적 공동체를 이뤄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제주도 비무장 평화의 섬이 갖는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의 결심과 실천 의지를 다시 확인하고 제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양심있는 시민들과 함께 제주도를 비무장지대로 만들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이보다 앞서 문정현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제주해군기지는 미군기지"라며 "아직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미운동'한다고 낙인찍는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문 신부는 "우리는 이 모두를 극복해야 한다"며 "군사기지는 안된다고 말을 해야 생명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또한 문 신부는 "현재 제주에선 해군기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세계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이 주장은 정말 의미있는 말이다. 제주해군기지를 중단시키고 비무장화하는 것만이 진정한 평화의 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총 3부로 진행되는데 선언식에 이어 소그룹 토의, '지슬' 관람 등으로 이뤄진다.

소그룹 토의 주제는 △비무장과 평화활동에 대한 독서모임 △제주도 및 해외 평화공정여행 △'월가시위, 점령하자' 영상 상영 및 자발적 운동 참여 토론 △제주도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평화 사랑방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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