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제16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이 거리행진하고 있다.

# 생명·평화 강정마을·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위한 전국 연대 강화 의지 다져

오는 7일은 제주해군기지 백지화의 상징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가 발파된 지 1년이다.

지난해 3월 7일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활동가들의 절규 속에 구럼비는 산산이 조각났다.

1년이 흐른 2일 구럼비는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났고, 또한 이들이 커다란 백지에 손도장으로 다시 살아났다.

이날 오후 4시 강정마을축구장을 비롯해 강정마을에선 1년 전 구럼비 발파를 기억하며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한 전국 연대의 의지를 다시 다짐하는 '제16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의 날’이 개최됐다.
 
이번 전국 시민행동의 날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15차 전국시민행동의 날에 이어 4개월만이다.

고권일 강정해군기지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제16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전국 시민행동의 날은 구럼비 발파 1년과 함께 제주해군기지 반대 동력 재결집을 통한 백지화 결의를 전국적으로 다시 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가 공동 주최로 열린 전국 시민행동의 날에서 참가자들은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전국시민행동의 날은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해 국회 김평진 의원(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문정현 신부, 박래군 서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집행위원장. 이태호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참여연대 사무처장), 활동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고권일 강정해군기지반대 대책위원장은 "1년 전 구럼비가 발파된 후 다 깨쳐나가고 있지만 우리 가슴 속에는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생명·평화의 기운을 높여 강정이 평화의 마을이 되고,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해군기지 건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23명이 구속되고, 700여명이 경찰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경찰이 지금도 채증자료를 내세워 소환장을 남발하고 있어 사법처리되는 주민들은 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 위원장은 "강정해군기지는 주변국과 분쟁을 결사하겠다는 것이며, 제주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것과 다름없다"며 "해군기지 건설을 멈추지 않는다면 평화는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박랜군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이 2일 오후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제16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래군 위원장은 “1년 전 서울에서 구럼비 폭파를 막아내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구럼비는 폭파됐다”면서 “평화를 염원하고, 평화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막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얼마 전 평택 미군기지가 들어선 대추리의 이장을 만났는데 그들은 지금도 고향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설령 해군기지가 들어선다 해도 강정주민들이 떠나지 않는 한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위원장은 "우리의 싸움은 정당하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면서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수년간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해 온 몸을 던진 강정마을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을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아직 큰 결과는 얻지 못했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싸움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것처럼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김태환 전 지사의 소환운동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를 시작으로 새로운 공감대를 얻었다. 해군기지 문제가 제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퍼지는 운동으로 확산됐다"며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가 강정운동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호 전국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이 2일 오후 강정마을 축구장에서 열린 제16차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또한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총선·대선 과정에서 제주해군기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기억하고, 염원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지금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의 싸움이) 정당하기에 연대의 불씨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이같은 연대를 토대로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위한 투쟁을 끝까지 전개하겠다"고 천명했다.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구럼비를 살려내기 위한 염원을 담아 커다란 백지에 손도장으로 구럼비를 그리는 한편 제주해군기지 백지화의 염원을 글로 썼다.
 
또한 강정포구로 이동하는 거리행진 중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해군기지 백지화 염원을 담은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내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강정포구에서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해군기지 결사반대!’라는 주제로 문화공연을 펼쳤다.

2부 행사에선 해군기지 반대 투쟁영상 상영 및 참가자들의 해군기지 백지화 자유 발언, 뚜럼브라더스·모다정·박준씨의 공연과 강정평화댄스 등 문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제주투데이>

<강한성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