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만이 아니고 일반 지식인들까지 반대하던 국회 해산이었다.
그러나 기인 동키호테 히틀러라고 불리웠던 코이즈미 수상은 해산을 단행하고 일본열도를 자민열도로 만들어버렸다.

십여년 전 도이 타카코 씨가 일본 사회당 당수 시절 마돈나 선풍으로압승했을때 <산이 움직였다>는 명언을 남겼으나, 이번의 자민당 압승은 <산이무너졌다>고 필자는 느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단핵소추 후 치뤘던 한국의 총선거에서 열린 우리당이 싹쓸이 당선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던 때를 연상케 했다.

우화(寓話)적인 표현을 빌린다면 동네 강아지들도 자민당 간판을 목에 걸고 나오면 당선될 추세였다.

해산이라는 시나리오 속에 우정(郵政)민영화에 반대했던 같은 당 지역구에 자객을 보내는 비정함을 일사천리로 연출, 지휘했던 코이즈미 수상

TV는 물론 각종 미디어는 그러한 그를 꼬리를 물고 쫓아다니면서 방영하고 보도했다. 완전히 독무대였다.

2년 전 참의원 선거 때는 그의 유세 지원조차 거부했던 역풍이 이번에는 가는데마다 용사마 이상의 선풍을 이르켰다. 그의 연설은 단순 명쾌했다.

<국회의원이 우정 민영화를 반대하니까 나는 이것을 직접 국민 여러분께 묻고 싶다. 여러분들도반대합니까?>

아시아의 외교, 야스쿠니, 연금, 유엔의 상임이사국 좌절 문제 등은 혁명구호처럼 부르짖는<우정 민영화 찬성이냐!반대냐!>라는 절규 속에 본말전도가 되고 말았다.

여론조사에서도 우정 민영화 문제는 우선 순위속에서 뒷줄에 쳐져있었지만 이 바람을 야당은 막을 수 없었다. 결국 480의 의석 중 296석이라는 자민당의 압승이었다.

일본열도의 충격은 거대한 지진처럼 뒤흔들렸다.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 여당이 합해서 241석의 과반수가 승패라인이었는데 자민당 단독으로 296석을 독점했다.

일본 국민만이 아니고 압승한 자민당까지 이 결과에 승리의 기쁨보다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원인분석이 연일 메스컴을 장식하고 있다. 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무당파층의 도시, 농촌을 막론하고 모두 자민당으로 흘러갔다. 특히 젊은 이십대 삼십대일수록 자민당을 지지했다.

코이즈미 수상의 단순 명쾌한 절규에 그들은 공감했으나 필자는 이 현상을 일본의 거품 정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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