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행방불명자만 32만 3천명입니다."
 
5월 28일 저녁, 일본 각 방송국의 텔레비 톱 뉴스는 <난카이:南海토라후> 거대 지진 예측을 발표했다.
 
SF영화 이야기도 아니고 황당무계한 유언비언도 아니었다.
일본 정부의 "중앙방재회의 작업부회"의 공식 발표였다.
 
"난카이토라후란"일본 시즈오카현<일본 열도 중앙에 위치>에서 큐슈<남쪽에 위치> 까지 태평양 연안 약 7백킬로미터에 걸쳐 동시에 일어날 대규모 지진을 말한다.
 
토라후의 의미는 바다 속이 움푹 패인 곳을 말하는데 수심 6천미터까지를 토라후, 그 보다 더 깊은 곳은 해구라고 한다.
 
5월 29일자 조간신문의 톱 뉴스는 물론 각종 피해 상황과 해설로서 지진 뉴스의 일색이었다.
 
지진 기사로 인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게 한다는 비난 기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없었다.
 
난카이토라후 거대 지진이 마그네츄도<진도> 9라는 상정 속에 일어나면 지금까지 일어났던 큰 지진의 피해 상황과 대비한 기사도 있었다.
 
1923년 9월 1일 일어난 관동대지진은 진도 7,9이고, 사망, 행방불명자가 10만 5천명. 건물의 전소, 전파괴 29만 3천동. 피해액 당시 55억엔<국내 총생산 37%>이었다.
 
1995년 1월 17일 일어난 한신대지진은 진도 7,3이고 사망, 행방불명자가 6천 437명. 건물의 전소, 전파괴 11만 2천동. 피해액 9조 6천억엔<국내 총생산 2%>이었다.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은 진도 9,0이고 5월 10일 현재 사망,  행방불명자가 1만 8559명. 건물의 전소, 전파괴 12만 9천동. 피해액 16조 9천억엔 <국내 총생산 4%>이었다.
 
앞으로 일어날 난카이토라후 지진을 진도 9로 상정했을 때는 사망, 행방불명자가 32만 3천명, 건물의 전소, 전파괴 238만 6천동. 피해액 169조 5천억엔<국내 총생산 36%>이었다.
 
난카이토라후 지진 때는 2차적인 피해액을 포함할 경우 220조 3천억엔이고 지진 발생 일주일 후 피난자는 950만명이라는 새로운 숫자도 발표되었다.
 
역대 일어난 지진과 비교할 때 난카이토라후 지진 피해 상황은 상상을 초월한 천문학적 숫자이다.
 
"지금까지는 지진에 대비해서 각 가정에서는 3일분의 식량을 확보해 두십시오. 그 후는  행정당국의 지원의 손길이 미칠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지만 그 말에 대해 정정하겠습니다.
 
3일분이 아니고 7일분을 비축해 두시기 바랍니다. 3일분 후의 행정당국의 지원은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피난소 대책은 현재로서는 전부 수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피난소 입주자에 대해서도 우선순위를 정해서 받아 들입니다.
 
건물의 전소, 전파괴가 아닌 주택에 생활 가능한 가정은 재택<在宅>피난 생활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는 재택피난 생활에 대해서는 2차 피해 우려가 있어서 행정당국의 강력한 피난 권고가 일반적이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난카이토라후 거대 지진 상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언제쯤 일아나느냐의 예측 곤란성 입니다."
 
중앙방재회의 작업부회 밑에 설치된 조사부회 좌장 야마오카 나고야대학 교수는 5월 28일 "확도 높은 예측은 곤란"하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발생하는 지각 변동으로 인해 어느 정도 지진 발생 예측이 가능하다는 지금까지의 논리를 확실한 관측 사례가 없다고 부정했다.
 
"지각 변동을 관측할 수 있다는 보증도 없고 관측이 가능하더라도 지진의 발생 여부에 대해서 모른다.
 
또 난카이토라후에 발생하는 지진에는 다양성이 있어서 어느 지역에서 일어날런지의 예지 <豫知>는 곤란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예측 가능에 대해서 포기할 수 없다. 어려우니까 포기하지 말고 예지의 기술을 높힐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해 달라는 담당자의 호소가 있었다.
 
지진 대국인 일본에서도 지진 발생의 사전 예측의 어려움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후 대책의 준비에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하고 있다.
 
30미터 이상의 쓰나미도 엄습한다는 자연재해에 만전을 기할 수 있는 대책은 있을 수 없다. 어떻게 그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은 일본 국민에게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다.
 
일본열도에 살고 있는 필자를 포함한 외국인 들도 지역 주민으로서 일본열도가 안고 있는 숙명적인 지리인식 속에서 협조하면서 대처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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