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은 노을 >은 작년 오승철  시조 시인이낸 시집 이름이며 작품명이기도 하다. 필자는 작년 여름에 이 시집을 읽었다.많은 작품 속에 <사고 싶은 노을 >은 오사카 쓰루하시를 배경으로 쓴 시였다.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때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이번에 나온 <제주 문학> 제 42집에 <이 작가를 주목한다.오승철편 >에 이 시가 게재 되었었다. 그리고 이 시에 대한 해설을 양전형 시인이 썼다. 그 해설을 읽으니 가슴 아팠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제주에서 참았던 눈 일본에 다시 온다/ 삽자루 괭이자루로 고향 뜬 한 무리가/ 대판의 어느 냇둑길 황소처럼 끌고 간다/ 파라,냇둑공사 다 끝난 땅일지라도/ 40여 년<4ㆍ3땅>다 끊긴 인연일지라도/ 내 가슴 화석에 박힌 사투리를 쩡쩡파라/ 일본말 서울말 보다/ 제주말이 더 잘 통하는/ 쓰루하시,저 할망들 어느 고을 태생일까/ 좌판에 옥돔의 눈빛 반쯤 상한 고향 하늘/ `송키,송키 사압서` 낯설고 언 하늘에/엔화 몇 장 쥐어 주고 황급히 간 내 누님아/ 한사코 제주로 못 가는 저 노을을 사고 싶다/

그 누님이 작년 여름에 오사카에서 뇌출혈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 전후를 오사카에 살고 있는 필자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시가 발표된 것은 1997년도였으며 그 해<한국시조작품상>을 받았었다.

작품 앞 부분은 동포 1세들이 일본에 오게 된 내용이고 뒷 부분은 현재의 쓰루하시를 썼다. <내 가슴 화석에 박힌 사투리를 쩡쩡 파라> 그 인생의 반추와 회한은 <좌판에 옥돔의 눈빛 반쯤 상한 고향 하늘>로 투영되고, 그들을 의지하여 일본에 왔던 우리들의 형제들은,<엔화 몇 장 쥐어 주고/황급히 간 내 누님>처럼 고향 분들을 만난다. 그래서<한사코/제주로 못가는/저 노을을> 그리움처럼 사고 싶어한다.

작년 여름 강렬한 충격과 신선한 감동으로 이 시를 읽고 며칠이 지났을 때 오시인 누님이 뇌출혈로 쓰러진 사실을 알았다. 시가 가슴 아픈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3월 제주에서 오 시인을 만났을때,지금 병석에 누워 계시는 어머님께 누님이 돌아가신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필자는 잠자코 들을 수밖에 없었다.

쓰루하시(鶴橋)

오사카 중심가를 빙글빙글 도는 칸죠오선과 지하철,그리고 킨테스선의 역이 있어서 오사카에서 몇 째 안 가는 큰 역이다. 이 역을 중심으로 재일동포들의 상점가가 즐비하다.

필자도 김치들을 사러 종종 가는 곳이다. 필자는 그들의 생활상을 시로 쓸 능력이 없어서 소설을 쓰고 있다. 오시인은 며칠 안되는 오사카 체재속에서 그들의 아니,재일동포의 생활상을 <사고 싶은 노을>로 승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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