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미남 미녀 커플도 많지만 어딘가 외형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커플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놀랄 만큼 잘 생긴 남자의 아내가 전혀 아름답지 않은 케이스도 많다. 그럴 때 여자들은 이를 간다.

“왜? 어째서 저런 레벨의 여자가 저렇게 괜찮은 남자의 아내가 될 수 있었지?”

그렇게 말하면서 마음 한 구석에선 안도에 가까운 마음과 동시에 선망의 질투가 꿈틀댄다.

‘저 정도로 괜찮은 남자가 저런 여자를 아내로 맞이한 것을 보면 역시 여자란 얼굴이 아니야. 여자의 본질을 알아주는 남자가 있기는 있어. 나도 희망이 있네. 호호’

틀림없이 그렇다. 다시 말해서 수수하고 별로 아름답지 않은 연인이 있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아름답고 화려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남자의 기분이라고 해석해도 좋다.

“나도 예쁜 여자에게 눈이 가서 집사람을 울린 일이 있지만 결국 꽃도 단풍도 언젠가는 진다는 것을 알았다구. 우리 집사람은 재미없는 소나무 같은 여자지만 소나무는 지지도 않고 색이 바래지도 않잖아. 꽃이랑 단풍이 지는 걸 봐 버린 지금, 역시 우리 집사람의 변함없는 애정과 성의가 제일이야. 뭐니뭐니해도.”

남자란 참으로 제멋대로다. 실컷 꽃구경 단풍구경을 하고 나니까 늘 푸른 소나무가 좋다고 야단이다. 소나무는 소나무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다.

그 소나무인 여자가 남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예를 들어 ‘꽃도 단풍도 반드시 진다구요. 그 다음에 분명히 나의 애정을 알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은 좋을 대로 하시라구요’와 같은 말이다.

그런 얘기를 자기 쪽에서 하는 여자는 텁텁하다. 얄밉고 빈틈을 주지 않아서 남자는 견디질 못한다.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에게 마음을 옮긴 채 돌아오지 않을 때는 자신에게 위안을 하는 게 좋다.

‘꽃은 반드시 지는 것. 아름다움은 반드시 소멸하는 것. 나는 수수한 소나무. 지지 않는 자체만으로도 이겼어. 그것은 진리니까. 진리는 무기니까.’

적어도 이런 배짱이 없으면 남자란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기에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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