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60년 맞이 평화기행 참가자들은 1일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적대감과 군비경쟁을 항구적 평화관계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일 오후 5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서 한반도 평화산언을 통해 "더 이상 갈등과 분쟁 지역이 아닌 남북한을 포함한 아·태지역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으로의 비전을 주도적으로 현실화시켜 나갈 수 있는 평화 협력 지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화기행에는 국내·외 한국전쟁 연구자들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일하는 시민사회 활동가 등 6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서울 남산 옛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전신) 터에 자리잡은 문학의 집 '서울 산림문학관에서' 첫 기행에 나선 후 스토리사격장·강화평화전망대 등 분단 현장과 미군기지 문제를 볼 수 있는 평택 대추리, 전쟁과 독재 학살 현장인 노근리·거창·광주를 방문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이날 강정마을에서 한반도 평화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평화기행을 마무리하는 오늘 우리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하는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으로, 한국전쟁은 아·태지역에서의 분쟁을 확대 재생산해 왔다"면서 "전쟁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고, 끝나지 않은 전쟁은 더 많은 고통을 야기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화기행에 참석한 우리는 역사에 대한 더 깊은 지식과 이해를 추구하는 한국과 해외에서 온 학자·예술가·활동가들로서 우리의 활동이 한국과 아·태지역 평화와 정의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평화기행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사흘동안 우리는 국가폭력, 전쟁,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죽음과 고통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여러 현장을 방문했다"면서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한국전쟁의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한·미동맹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해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거창과 제주도에서 한국전쟁을 전후로 극단적인 국가폭력이 자행됐음을 확인했고, 광주에서 유사한 폭력이 정전체제 하에서도 반복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는 새로운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면서 "제주를 포함한 아·태지역 섬들이 협력의 가교 대신 분쟁의 전초기지화 되어가고, 북한과 미국, 그리고 남북한의 전쟁 상황이 아·태지역 미래의 갈등을 정당화되는데 이용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화기행을 통해 정전체제가 더 이상 안정과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국전쟁을 종식하고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양자 및 다자대화는 단절상태에 놓여 있다"며 "미국은 핵능력을 과시하고, 미사일방어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평화기행을 통해 우리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 야기하는 적대의 악순환이 한반도와 아·태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면서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채 정전체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생명, 자원, 인간안보 등에 큰 대가를 지불해야 했고, 한반도 주민뿐 아니라 아·태지역 모든 주민들도 전쟁준비, 빈번한 충돌, 대결정치로 인해 고통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반도는 더 이상 갈등과 분쟁 지역이 아닌 남북한을 포함한 아·태지역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지역으로의 비전을 주도적으로 현실화시켜 나갈 수 있는 평화 협력 지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면서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년이 되는 2013년을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시키는 해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전쟁 등의 피해자 목소리를 기억하고 그 경험의 증인이 될 것 ▲군사적 대결과 사회적 관계 및 담론지형에서 재생산되는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증오를 종식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 ▲한반도와 아·태지역에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대화하고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이들은 아·태지역 정부와 주민들에게 ▲남북한, 미국, 중국 정부의 한반도 긴장 완화을 위한 대화 즉각 착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한반도와 아·태지역에서의 전쟁과 핵 위협 제거, 항구적 평화 위한 노력 ▲한국과 아·태지역 주민들의 불신과 적대심 불식 및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교류·협력·연대를 호소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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