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인협회<회장 김순이>가 발간한 2013년 상반기호인 제주문학 제58집에는 새로운 기획들이 돋보였다.
 
김순이 회장이 발간사에서 밝힌 것처럼 회원들을 위한 "애도의 페이지"와 기획 특집으로 "제주어"를 조명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애도의 난을 둔 것은 지금까지는 회원들 중에 어느 정도 유명세를 얻은 작가에 한해 애도 특집을 마련해 왔으나 앞으로는 회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사랑과 슬픔을 표하는 페이지를 만들겠다고 했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발간하는 제주문학이 아니고 회원 상호간의 교류의 성격도 띄고 있는 동인지 측면에서 볼 때 당연한 처사이다.
 
필자도 회원의 한 사람이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예가 없었다는 사실에 세삼스럽게 놀라면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그래서 제58집 제주문학에는 작고 문인 이철화, 문운경, 김출근, 정순희씨 네 분의 추모 특집이 있었다.
 
다음은 기획 특집으로 제주어의 재발견이었다. 제주어로 쓴 김광협, 김종두, 김용해, 오승철,
윤봉택, 고훈식, 양전형, 김창화 작품과 오안일의 경구 이상의 명언 제주 속담이 게재되었다.
 
2010년 유네스코는 소멸위기에 처한 언어를 발표했는데 그 중에는 제주어도 들어있습니다.
 
우리나라 한글이 인간의 삶을 적절하고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우수한 언어문자임은 세계인이 이미 인정한 바 있습니다.
 
제주어는 다른 지역의 사투리와는 다르며, 제주어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당시, 바로 그때의 우리 언어이며 한글의 원형입니다.
     
그 섬세하고 구수한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런 최고의 언어가 우리시대에 상실되는 것에 대한 책임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 문인에게 있습니다.
 
제주어는 제주인의 영혼의 언어이기에 우리가 제주어의 위상을 굳건히 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 제주문인협회에서는 앞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제주어 보전과 전승"에 적극적으로 앞장 서 나갈 것을 천명하며, 이에 문학인 모두가 공감대를 이뤄 동참하기를 권유합니다.
 
앞으로 우리 <제주문학>지에는 제주어 코너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제주어를 적절히 기막히게 구사한 아름다운 작품들을 선보일 것입니다.
 
김 회장이 발간사에 쓴 제주어에 대한 내용을 전부 게재했다. 필자가 몇 군데만 발췌해서 논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오키나와 방언인 류구어<琉球語>와 홋카이도 아이누어를 지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언어 구사와 표현을 생명으로 살아가는 문인들에게 있어서 일상 생활어로서 사용하는 제주 사투리를 제주어로 승화 시키는 것은 제주 문인들의 사명만이 아니고 의무이다.
 
이와 곁들여 김순이 회장이 제주 "설문대 여성센터"에서 개최된 한글날 기념식에 참가한 사진이 제주투데이에 기사와 함께 게재되었었다.
 
기념식 전면 앞 좌석에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기관장들과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이었다.
 
사진과 기사를 보고 필자는 깜짝 놀랐고 무척 반가웠다.
 
지금까지 제주문인협회 회장이 한글날 기념식에 내빈으로 참가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앞에도 썼지만 언어 구사와 표현 즉 우리 글, 한글로서 글 쓰는 단체의 장이 이러한 기념식에
참가하지 않으면 누가 참가할 것인가?  그럴 경우 기념식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말 것이다.
 
금년부터는 한글날이 22년만에 법정 공휴일로 부활되었다.
 
작년 연말인 12월 24일 새롭게 법정 공휴일로 제정되었기 때문에 금년도 공휴일로 명기 안된 카렌다들도 있어서 혼란이 일어났다는 웃지 못할 촌극도 빚었다고 한다.
 
"세익스피어는 인도와도 안 바꾼다." 아니 "간디는 영국과도 안 바꾼다"라는 말이 있다.
 
유구한 5천년의 우리 역사 속에 한글의 탄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문화 유산이다.
 
한글날의 법정 공휴일의 부활과 함께 다채로운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고 한다.
 
제주문협에서는 한글날 기념식 참가를 일회용으로 끝내지 말고 앞으로 연중행사로서 참가해서 "한글 지킴"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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