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마이니치 신문의 아스베스트에 관한 특종 기사가 일본 국내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 후 아스베스트 문제는 날이 갈수록 확대되어 일본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했다.

각종 메스컴이 이 문제에 대해서 특집을 꾸몄으며, NHK TV는 10월2일 후생, 노동장관과 환경장관을 비롯하여 의사,환자,담당자들을 참석 시켜서 저녁부터 세시간 동안이나 생방송을 내보냈다. 그만큼 심각한 문제이다.

아스베스트는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은 불치의 병 중피종(中皮腫)암을 유발시키는 발암 물질이기 때문이다.불에 태워도 안 타는 섬유로서 고대시대부터 알려진 아스베스트는 섬유질의 광물이다. 백석면(白石綿)과 청석면(靑石綿), 차석면(茶石綿) 등이 있고 섬유 한 올의 굵기는 머리카락의 오백분의 일정도여서 아주 가늘다.

흡입(吸入)하면 몸속의 세포에 박혀서 몸 밖으로 배출되기 어렵고 중피종암과 폐암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아스베스트 중에서도 백선면보다 청석면, 차석면이 위험성이 높다. 이렇게 위험성이 높은 광물이지만 값이 싸고 가공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내열성(耐熱性)과 방음성(防音性)이 뛰어나서 건축재, 자동차의 브레키, 소도관등 사용 안하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왜 이렇게 위험한 아스베스트가 세계에서 제일 규제가 까다로운 일본에서 방치된 상태에 놓여 있었을까.요미우리 신문은 10월3일부터 <검증아스베트화(禍) 5회 연재물에서 다음과 같이 게재했다.

1986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관(ILO)총회 위원회에서 아스베스트 사용 국제기준에 대해 일본은(비산(飛散)대책에 관한 조문삭제를 원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60년대 이후 아스베스트의 원인으로 중피종암 등의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여 ILO는 72년 아스베스트의 발암성을 인정했다. 80년대 들어서서 독일,영국등 유럽에서는 사용금지 국가가 증가했다.

위원회의 논의 중점은<전면금지>인가 아니면 안전대책을 강구하면서 계속 사용하는 <관리사용>을 인정하는가였다. 결국 일본과 아스베스트수출국 카나다의 의향대로<관리사용>을 인정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일본이 관리사용에 집착한 것은 당시 거품경제로 인한 건축붐으로 산업계에서는 싼 아스베스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관리사용은 말뿐이어서 공사중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아스베스트 가루가 사방으로 흩어져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그 발암가루를 호흡 중에 몸속에 들어가면 잠복 기간 삼사십년을 거쳐 발생한다.

특히 학교 건물 등에 아스베스트를 사용해서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그들이 사오십대가 되었을 때 암이 걸린다는 결론이다.그 동안 일부 전문가들은 아스베스트의 위험성을 경고했었으나 심각한 문제로서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마이니치 신문이 특종 기사로 다뤘던 일류 기계 메커 구보타 공장의 사원과 퇴직자 관련 회사 작업원 78명이 아스베트스병으로 사망했다.15명중에 현재 요양중이고 공장 주변의 주민 사망자는 18명,관련 병으로 신청중인 주민은 20명이상이다. 공장 한군데의 피해 상황이 이 정도인데 일본 전국을 상대로 파악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이것은 제조 공장을 중심으로 파악한 숫자지만 이 제품들을 사용한 학교,공공 건물 등을 포함하면 한이 없다.사용일부가 금지된 것은 95년이고 전면금지는 내년 중이라고 한다.지금까지 아스베스트를 사용한 건축물을 제거할 때는 주위를 완전히 밀폐 시키고 공사 담당자들은 우주 비행사 같은 차림으로 임해야 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중피종암의 연간 사망자는 800명 전후이며,앞으로 대대적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으며 구제 비용은 수조원에 달한다고 한다.이렇게 가까운 일본에서 아스베이트로 페닉 상태인데 한국에서는 너무 조용하다. 아사히 TV가 지난 9월 카나다 아스베스트 광산을 취재 보도했다.

수출 대상국은 한국 동남 아시아 북한등이라고 한다. 그 방송을 보고 필자는 소름 끼치면서 몸을 떨었다.지금도 한국에서는 이 발암 물질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이다.정부에서 어떤 규제를 하고 있는지 필자는 전혀 모른다.

필자가 일본에서 보는 한국 메디아는 어디에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다. 담당자들이 침묵을 지킨다면 시민운동을 일으켜서라도 사회 여론화 시켜야 한다. 특히 언론이 앞장서야한다. 그 침묵이 더욱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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