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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하나로 살다보면
그게 다 사는 즐거움인 것도
나는 어머니 가슴으로 배웠지요
열 여섯 살 나이로 색달리 마을까지 시집을 떠나
어머니 등을 부비며 살아온 것을
나는 지금에사 배우며 살고 있지요

아아, 나의 눈물을 오늘도 고향 마을로 가서
그 등어리를 부비며, 부비며
천제연 물소리도 되고
가난한 과수원 밭의 땀들도 되고
그러다 돌아오는 것을
어머니, 당신은 아시는지요.

<지은이> 김용해(1943~   ) : 서귀포시 중문동 출생.
 1976년 ‘한국일보’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국회의원 비서관, 보좌관 등을 지냄.
 ‘소비자 신문’, ‘인물신문사’ 주간을 역임.
 시집으로 ‘이어도 하라’외 여러권이 있음.
 현재 서울에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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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위에 수묵담채.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아무리 오래 산다해도 사람들은 자기 고향을 버리지 못한다. 때로는 '살아가면 고향'이라고, 어느 곳에서든 마음 붙여 살아가노라면 정이 든다고 안위해보지만 그것은 오히려 고향을 더 그리워하며 잊지 못하는 심사 때문이다.

옛날 시에서도 보면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라 해서 고향 잊기 어려움을 남쪽 가지에 앉은 새에 비유했다. '고향=어머니'라는 은유는 아주 고정적이다. 진부한 향수심의 전형이지만 어쟀거나 고향은 영원한 종교와 같은 것. 어느 뛰어난 명승지라도 고향산천만은 못하다.

시인은 고향의 어머니 가슴에서 삶의 즐거움과 눈물을 배우고 진한 향수심을 달래고 있다. 이 시가 마음에 닿는 것은 어느 누구나 공통으로 느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원초적 심정이기 때문일 것이다.<글=김용길 시인, 그림=강부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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