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금 일을 중단하고 고이즈미 수상 야스쿠니 참배 TV 생중계를 보면서 이글을 쓰고 있다. 일본 아사히 TV를 보면서 각 채널을 돌렸더니 NHK 이하 전 민영 TV국이 생중계 하고 있다. 모든 정규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고이즈미 수상은 오늘 오전 10시 수상 관저를 나와서 10시 10분경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약 5분쯤 참배하고 돌아갔다. 작년 1월 달에 참배했을 때는 예복이었지만 오늘은 평상복 차림이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야스쿠니 본전에서 참배하고 내각총리대신이라고 기장했었지만 오늘은 일반인들이 참배하는 곳에서 하고 기장도 없었다.

수상 자신은 일절 언급이 없었지만 사적 참배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코멘테이터의 발언이 있었다. 그러나 또 다른 코멘테이터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고이즈미 수상이 야스쿠니에 참배했다는 사실이 문제라고 했다.

또 진행자인 아나운서는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를 이렇게 생중계해야 하는 배경을 우리들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속보로서 한국과 중국의 반향을 현지 중계로 보도했다.

각TV국은 앞으로 아시아가 이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에페크 회의와 노무현 대통령이 12월 일본 방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는지 주목해야 한다는 논점이 클로즈업됐다.

지난 9월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난 선거였지만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 가부에 대해서 일본 국민은 63%가 반대를 표명하고, 찬성이 37%였다.

왜 일본 국민이 이렇게 반대하는데 고이즈미 수상이 완고하게 참배에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고 코멘테이터는 덧붙였다. 이것은 일본 국민이 솔직한 심정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은 경영자와 필자만이 재일동포이고, 사장 이하 전 사원들은 일본이다. 그들의 의견도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서는 고이즈미 수상의 참배에 반대한다. 경영자인 회장과 필지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잘 알아야 한다. 설령 애매한 반응을 보이던 동료도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에 한국과 중국이 반대하는가를 설명하면 납득한다.

모두 예상했던 사실이지만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몹시 불쾌하다. 한국은 물론 중국 정부도 강력히 항의할 것이다. 또 그렇게 해야한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의 과격한 항의 행위는 금해야 한다, 가령 일장기나 고이즈미 허수아비 등을 태우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고이즈미 수상을 싫어하는 일본 국민들에게 반감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한일 교류행사를 중지하는 일이 있어서는 더욱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만나서 우리들의 주장을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둘도 없는 이런 기회를 오히려 한국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것은 삼십년간 일본에 살고 있는 필자의 변함없는 신념이다.

* 김길호 님은 현재 일본에서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사작성 2005년 10월17일 오전 10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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