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의 밥상은 어떻게 차려졌을까.

해녀 노래에 삶의 담겨 있듯 밥상 역시 그들의 삶의 녹아 있다. 삶의 터전이 바다이기 때문이다.

바닷속은 온갖 해산물이 풍부하다. 해녀들은 목숨 걸고 해산물을 채취하지만 해녀들의 밥상은 소박하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공출로 인해 그녀들에게 돌아오는 수입이 적어 상차림이 단출했다. 그리고 지금은 가족 부양 등 억척스러움으로 소박할 수 밖에 없다.

자맥질로 수심 10~15m의 바닷속을 누비다 내뿜는 숨비소리는 삶의 고달픎 대신 가족사랑이라는 애틋함이 배어 있다.

상당수 제주해녀는 물질과 함께 밭일도 한다. 이 때문에 해녀밥상은 바다 텃밭과 뭍 텃밭이 공존한다. 손 쉽게 구해 즉시 요리할 수 있지만 영양가는 높아 가히 웰빙식단이다.

해녀들의 밥상은 참으로 소박하지만 바다 또는 뭍이 주는 신선한 재료로 생명의 힘이 녹아 있고, 가족애가 스며 있다. 또한 밥상머리에는 동료 해녀 또는 이웃들이 함께 하기에 나눔이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해녀밥상이 오는 25일 공개 된다.

▲ 이선화 제주문화관광포럼 대표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문화관광포럼(대표 이선화 의원)은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 제주도관광협회, ㈔제주IT협회는 이날 오후 3시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해녀의 삶과 밥상전’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음식을 통해 제주해녀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제주해녀의 삶과 밥상전'은 제주해녀의 삶과 정신을 문화관광차원의 작업으로 잇는 첫 번째 행사다.

해녀밥상은 김지순 향토음식명인이 재현하고, 현직 해녀인 홍경자 한수리 어촌계장이 해녀밥상 차림에 대해 설명을 곁들인다.

이날 해녀밥상 차림은 '해녀의 삶과 음식이야기'를 주제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진행된다.

'생명의 음식'에는 전복죽, 해삼토렴(해삼을 살짝 데쳐 무채 등을 곁들여 먹는 음식), 소라. 톳밥, 고구마밥이 재현된다. '사랑의 음식'에는 보말(바닷고동)죽, 깅이(바닷게)죽, 둥둥저배기(메밀수제비), 그리고 '나눔의 음식'에는 낭푼(양푼)밥과 잔칫날 음식인 성게국이 재현된다.

특히 '영혼의 음식'에는 해녀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신들을 위한 음식'으로 칠머리당영등굿 제상이 차려진다.

이날 식전행사로 하도어촌계 해녀합창단 공연과 함께 특별강연, 해녀를 문화자원화 하고 있는 ㈜아트피큐의 몽니 캐릭터 전시도 진행된다.

국회 길정우 의원이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의 범국민적 의미'를, 신재경 일본 세이비(成美)대학 교수가 '나의 어머니는 위대한 제주해녀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선화 제주문화관광포럼 대표는 "제주의 어머니인 해녀는 오늘의 제주를 만든 주역"이라며 "제주 해녀문화가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로 등재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행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제주해녀들의 강인함과 지혜, 나눔의 정신이 함께 한 공동체 문화의 진수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제주해녀문화가 스토리텔링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인들의 작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문화콘텐츠, 문화관광콘텐츠로 거듭나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주 해녀문화는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 온 제주문화의 긍지이자 자존심"이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등재를 위해 도민의 역량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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