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쓰노 유키>는 우리 말로 <사월의 눈(雪)>이라는 뜻이다.
한일 양국만이 아니라 대만 등에서 동시개봉을 해서 화제를 모은 영화<외출 >의 일본판 제목이다.

배용준과 손예진의 주연 영화로서 일본에서는 또다시 욘사마 붐을 이르켰다.그런데 이 영화가 한국이나 대만에서는 힛트는 커녕 관람객이 너무 저조해서 대참패를 당했다고 일본 메디아는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정반대였다.일본에서는 중앙 일간지가 매주 금요일 석간에 화제의 영화를 대대적으로 선전한다.<외출>영화는 이곳에서 개봉 전에는 전면 광고로 선전했었으며,지금도 매주 금요일에 요미우리 신문은 5단 전면 광고로 계속 내고 있다.

<동원신기록 갱신 중 250만 돌파!!!><한국 영화 역대 흥행 넘버원 기록 수립!><세계 속에서 가장 애달픈 사랑에 일본 중의 여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등의 자극적인 선전광고속에 오사카후 극장만 해도 열아홉군데서 상영하고 있다.

일본전국을 계산하면 깜짝 놀랄 숫자가 될것이다.

필자도 마누라와 지난 달 이영화를 보았다.서로 가정을 갖고 있는 남녀가 불륜의 여행중에 교통사고를 이르키고 같은 병원에 입원한다.

그곳에 서로의 배우자가 찾아와서 간호를 하다가 알게 되어 그들끼리 불륜에 빠진다.눈이 주는 서정성이나 감정의 묘사 등을 쏙 빼고 수학적인 공식처럼 표현한다면 스토리는 불륜의 재생산이었다.

또 보는 관람객들로서는 스토리 전개가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일본에서 한국영화 관객 동원 갱신 중인가.

감정 표현이 풍부한 한국인은 그것이 바로 행동과 직설적인 언어로 나타나지만 <외출 >에서 주인공들은 극한 상황속에서도 최대한으로 절제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일본인들의 기질과 취향에 상통하는 점이 있었으며,그 주인공이 바로 배용준이었다는 사실이다.그는 지금 일본에서 전설의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인기와 지명도 운운으로 평가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한때 인기 절정을 풍미하다 어느 사이엔가 사라지는 연예인과 다른 측면이 있기때문이다.

십대 아니면 이십대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욘사마 붐을 이르킨 것이 아니고 상류층과 서민층을 막론한 주부들의 인기가 원점이었다.즉 가정의 안방에서 욘사마 붐이 일어났던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 정치나 경제,문화기사등이 미디어를 통해 안방까지 전파와 신문이 침투해도 무관심했던 주부들이었다.오히려 이유없이 한국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었다.

<쉬리 >등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화제를 모우고 그후<겨울연가(후유노 소나타) >가 결정적인 한류붐을 이르켰다. 이것은 남편에게도 좋은 형편이었다. 현실적인 문제로 남편이 귀가 때마다 쓴소리 잔소리 늘어놓는 마누라보다 한국 드라마를 자랑스럽게 말하는 마누라 얘기 듣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 편하게 하루가 끝난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은 같이 보자고 한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에 빠진 남편들도 헤아릴 수없다.이렇게 세대와 계층을 초월하여 일어난 한류붐은 한국에 대한 선입감을 완전히 뒤바껴 놓았다.한국의 어느 정치가나 외교관이 이룰 수 없는 업적을 한국의 젊은 연예인들이 이르켰다.그 중심에 욘사마가 있었으며 그는 전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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