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가 1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월드컵 휴식기를 갖는 제주는 오는 7월 5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에 다시 돌입한다.

리그 재개에 앞서 1라운드부터 12라운드까지 제주의 발자취를 정리했다.

첫번재 여전한 안방 강세. 원정 성적까지 따라준다면 12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제주는 6승 3무 3패 승점 21점으로 포항, 전북에 이어 리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원정팀 지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홈에서 4승 1무 1패 75%의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홈 개막전에서 수원에게 0-1로 석패한 이후 홈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를 질주하고 있다.

원정에서는 2승 2무 2패로 50%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K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당시(63.3%)를 제외하고는 평균 30%대 원정경기 승률에 그쳤다. 

지리적 특성상 원정거리가 길고, 비행이동이 잦다보니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기 불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선두권 싸움을 펼치기 위해서는 핑계는 무의미하다. 무조건 싸워서 이겨야 한다.

두번째는 공격 루트는 다양해졌지만 2% 아쉬운 화력이다. 제주는 올 시즌 오케스트라 축구를 선언했다.오케스트라는 100명이 넘는 단원들이 각자 다른 악기로 연주해 환상의 하모니를 만든다. 그라운드에서 11명이 하나가 되어 앙상블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게 박경훈 감독의 생각이다.

조화는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페드로(17골)에게 편중됐던 득점 루트가 다양해졌다. 드로겟(3골 1도움), 송진형(2골 1도움), 윤빛가람(2골 2도움) 등 2선 공격자원에서 다양한 득점포가 터지고 있다.

다만 최전방 공격수 부재는 제주가 풀어야 할 숙제다. 신예 골잡이 김현(1골 3도움)이 최전방뿐만 아니라 측면까지 이동하며 맹활약하고 있지만 한방을 기대했던 스토키치의 침묵이 아쉬웠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FA컵 포함 3골을 터트린 진대성의 등장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제주유나이티드 선수단

세번째는 악재 속에 선전 펼친 수비다. 올 시즌 초반 제주의 수비라인은 잇따른 악재 속에 충분히 선전했고 가능성도 확인했다.

제주는 12라운드까지 총 11골을 내줬다. 수비 유망주 한용수와 황인호가 장기 부상 리스트에 올랐고 황도연마저 동계훈련을 기점으로 컨디션 난조에 빠졌던 점을 감안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반석이 간판 수비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으며 호주 출신 장신 수비수 알렉스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2경기 연속 자책골을 기록했던 이용도 경기를 치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도연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2010시즌 준우승의 주역 김호준 골키퍼 역시 안정감 넘치는 선방으로 제주의 수호신임을 증명해냈다.

네번째는 "16,588명의 주황색 물결" 제주, 개막전 최다 관중 동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3월 8일과 9일 총 6개 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경기에 평균 13,248 명이 입장, 실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개막전 최다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가장 많은 관중을 불러모은 경기는 바로 제주-수원전이었다. 경기 결과는 아쉽게도 0-1 패배로 끝나며 개막전 5연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제주도민의 성원은 뜨거웠다.

경기 당일 제주의 지역 축제인 들불축제가 열렸지만 16,588명의 구름 관중이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연고지 밀착과 관중 증대를 위해 힘써온 제주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제주는 올 시즌 홈 경기 당일 보물찾기 이벤트, "Orange Innovation 777", 369 캠페인 등 다양하고 풍성한 이벤트를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주력하며 SK 그룹 스포츠단의 철학인 스포테인먼트(Sports+Entertainment) 실천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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