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유럽과 남미를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이라고 한다.

하지만 열기로 치면 아시아도 이에 못지않다. 축구에 ‘죽고 사는’ 것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나,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사람들 뿐만은 아니다. 비록 자국 축구수준은 세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아시아에도 축구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열정적 팬들이 너무 많다.

사실 축구처럼 범지구적인 경기도 없을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총 207개가 될 정도로 축구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1930년 시작돼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역시 유럽과 남미 팀들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두 대륙의 팀들은 지난 19차례 대회 동안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도 다른 대륙한테 내준 적이 없다. 1990년대 이후 북중미와 아프리카 팀들이 간간히 8강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국 그들도 들러리에 불과했다.

아시아 팀들은 더욱 그랬다. 한국, 일본, 이란 등을 중심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줄곧 나갔으나 높은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국이 2002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쓴 게 최고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거둔 성과였다. 이번에는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해온 한국을 비롯해, 아시안컵의 최강자 일본, 중동의 강호 이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돼 강호로 군림해 온 호주 등 4개 나라가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4월, 한 인터뷰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첼시의 조제 모리뉴(51)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성적과 관련해 아시아 국가가 낼 수 있는 성적은 8강이 한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도 4강에 오르는 나라가 나오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현실적으로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들은 8강 정도가 한계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회 13일째인 25일 현재 아시아 4개국의 성적은 초라하다.

먼저 H조에 속한 한국은 현재 2경기(1무 1패)가 끝났고 마지막으로 27일 벨기에 전을 대승해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C조에 속한 일본은 25일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1:4로 패해 1무 2패 전적으로 예선 탈락했다.

F조에 속한 이란은 현재 1무 1패로 나머지 한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란은 보스니아와의 경기를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에 패하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 할 수 있다.

B조에 속한 호주는 3경기 모두 패해 예선 탈락했다.

이번 주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아시아 4개국이 모두 예선에서 탈락하느냐, 아니면 한국과 이란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주느냐, 아시아 모든 축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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