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승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근소한 차이로 이길 수 있다는 기대마저 무너져버린 여당 자민당과 공명당이 패배한 지사선거 결과였다.

7월 13일 실시한 인구 약 141만명의 시가현<滋賀縣>도지사 선거에서 전 민주당 국회의원 무소속 미카쓰기 타이조 후보가 253,728표, 여당 자민당과 공명당 추천 무소속 코야리 후보가 240,652표 로서 약 1만 3천표 차이로 패배했다.

"관료시대에 <아베노믹스> 정책 추진에 관여했던 전 경제산업성 출신입니다."

코야리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선거구를 찾은 스가 자민당 관방장관, 이시바 자민당 간사장, 이노우에 공명당 간사장 등이 선거 고시일 이후 각료를 포함한 국회의원, 연인원 134명을 투입하고 오사카 하시모토시장까지 참전하여 응원의 전면전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국회의원의 압도적 과반수 속에 <아베노믹스> <적극적 평화외교> <특정비밀보호법> <집단적자위권> 등 새로운 정책들을 계속 추진하면서 자민당이야말로 일본을 지키는 유일 정당이라고 자신에 넘쳤었다.

정권을 잡았던 민주당의 당파 싸움에 환멸을 느낀 국민의 대대적 지지 속에 정권을 획득한 자민당은 말뿐인 연립정부로서, 자민당 들러리가 돼버린 공명당과 패기에 찬 새로운 정책들을 봇물처럼 내놓았다.

내부 분열로 곁가지처럼 늘어나기만 한 8개의 힘 없는 야당은 물론 연립정부 속에 존재감마저 희색되버린 공명당의 현실은 자민당의 일당 독재를 방불케 하는 정책들을 양산하고 있다.

강력한 자민당 속의 아베수상의 권력은 자민당에 대해 힘 없는 야당들이 속수무책인 것처럼 자민당 내부에서도 그의 권력에 제동을 걸거나 견제할 세력이 없는 "히토리카치"<혼자 이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아베수상의 권력은 일본열도의 상공을 나는 새까지 떨어트릴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 실시된 시가현도지사 선거는 47개의 도도부현<道都府縣> 중의 하나인 지방정부의 도지사 선거가 아니고 국정선거와 다름없었다.

사가현의 미래를 위한 선거가 아니고 자민당은 밀어붙이기 정책의 지지 획득의 기회였고 야당은 자민당 일당 독재의 횡포라고 몰아붙였다.

압도적 지지 속에 2기 임기를 마친 카다 유키오 시가현지사는 3기 출마를 포기하고 미카쓰키 후보를 후계자로 지명하여 <아베정권의 심판>과 <카다시가현정의 평가>를 호소하여 이긴 점도 있지만 아베정권의 폭주와 교만함에 에 제동을 걸었던 요소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절대 다수의 국회의원의 힘은 바람 빠진 고무풍선처림 자민당의 긴장감을 해이 시키면서 그 부작용은 여기저기서 돌출하면서 망언에 가까운 실언과 야유들이 터져나왔다.

"결론을 내린다면 결국 돈이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된 자재들을 저장할 곳의 자치체가 여러 조건을 제시하면서 어려움를 표하자 담당부처인 이시하라 환경대신이 예산을 더 따내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공식적인 회의 석상의 발언도 아니므로 발언 철회도 않겠다는 이시하라의 겹치는 실언에 담당 자치체만이 아니고 일본 전 국민을 분노케 하고 결국 현지까지 가서 사죄하기에 이르렀다.

"당신이 결혼하면 되지 않아!" 지난 6월 토쿄도의회에서 만혼으로 인한 결혼과 임신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토쿄행정에는 있다는 독신 야당 여성 의원의 질의에 야유가 터져나왔다.

야유 속에는 "아이도 낳지 못하나!"라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 내용이 영상으로 공표되자 토쿄도의원만이 아니고 여야를 막론한 여성 국회의원들도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야유 발언자가 스스로 나서지 않자 음성해독 전문가에게 분석을 요청하는 등 계속 뉴스로 보도되기 시작하자 본인이라고 나선 의원은 자민당의원이었다.

이러한 야유는 국회에서도 일어났는데 장본인은 이번에도 자민당의원이었다. 국회 회기를 마치고 각 정당 사무실에 인사차 방문한 아베수상은 피해 정당 사무실에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싸움도 걸어오지 않았는데 이것은 이쪽에서 일부러 싸움을 거는 행위나 다름없다."
"사람을 죽이지도 않고 또 죽지도 않았던 것이 지금까지의 자위대였는데 <집단적자위권>은 이것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싸움도 걸어오지 않았는데...라는 전 자위대원의 통렬한 비아냥거림이나 단순 명쾌하게 생사를 놓고 알기 쉽게 <집단적 자위권>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국민적 항의를 묵살하고 7윌 1일 각료회의에서 결정되었다.

자민당의 역대 수상들이 강력하게 현행 헌법에서는 <집단적자위권>의 긍정적 해석은 있을 수 없다는 터부를 같은 자민당 아베수상은 헌법 신해석론으로 정면으로 깨트리고 강행 돌파했다.

어느 나라 헌법도 그 헌법을 토대로 국정을 이끌어가니 가장 신성시 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전후 헌법을 개헌한 적 없는 최장수 헌법이다. 이 헌법을 개헌할려면 국민투표도 해야 하고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 그만큼 중요시 하고 보호를 받고 있다.

이렇게 신중하고 예민한 절차를 아베수상은 무시하고 몇 안되는 각료회의에서 새로운 헌법 해석으로 넘어가고 있다.

<집단적자위권>에는 독립국가로서 자국민을 지키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안일한 방법론 속의 헌법의 신해석은 엄청난 무리수를 두고 있다.

그로 인해 일본의 신성한 헌법은 수준 미달의 평론가들에 의해 삼류 대중소설로 전락하고 말았다.
명작의 진가에 대한 평론가들의 안목과 통찰은 대동소이 속에 그 흐름은 유연하다.
그러나 삼류 대중소설이고 보면 우후죽순처럼 그 평이 다를뿐만 아니라 독서의 가치조차 부정한다.

일본 국정을 이끌어가는 자민당과 공명당, 특히 자민당의 아베수상은 스스로가 일본 헌법, 그 명작을 스스로 신해석, 즉 새로운 평가로 인해 부정하고 삼류 대중소설로 폄하하고 훼손 시키고 말았다.

오는 10월과 11월에 후쿠시마, 오키나와 지사선거가 있다. 시가지사 선거처럼 패배할 요소는 많지만 이긴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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