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오초아, 박인비로 이어지던 `골프 여제'의 세대교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미 프로무대를 두 번씩이나 휩쓸었던 제주출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는 전임 `여제'들이 골프계를 평정하기까지 걸렸던 수년간의 시간을 채 1년이 안되는 기간에 따라잡는 초고속 질주를 뽐내고 있다.

프로에서 성적과 돈이 비례하듯 리디아 고는 올시즌 우승 두번을 포함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한 덕분에 상금도 벌써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그 어떤 여제들도 리디아 고처럼 어린 나이에 `밀리언 달러'를 이뤄낸 적이 없다.

세계 랭킹 2위 리디아 고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 골프클럽(파71·6,51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뽑아내 6언더파 65타를 기록,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2승(아마추어 2승)째를 달성했다.

지난 4월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 첫 L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리디아 고는 약 4개월만에 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우승 상금으로 21만 달러(약 2억1,600만원)를 받으면서 단박에 밀리언 달러를 돌파했다. 직전 대회까지 올시즌 상금 85만1,019달러를 받은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총 상금이 106만1,109달러로 늘어난 것이다.

종전 최연소 상금 100만 달러 기록은 만 18세7개월에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렉시 톰프슨(미국)이 보유했었다. 만 17세2개월로 신기록을 작성한 리디아 고는 LPGA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193만2,484달러)와 미셸 위(25·162만7,663달러)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의 뒷심이 볼만했던 경기였다. 17번 홀까지 유소연과 함께 14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린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짜릿한 한 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18번 홀에서 2m 버디 퍼트에 실패하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데 실패했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유소연의 마지막 버디 퍼트가 들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연장전 생각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갤러리에 가려서 유소연의 마지막 퍼트를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갤러리들의 반응을 보면서 결과를 짐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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