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조선일보는 <한국인의 마지막 10년> 이라는 특집에서 OECD 국가 가운데 빈곤율이 4배가 넘는 우리네 노인들이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소개했습니다.
전문가의 분석과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이 특집은 우리네 어른들의 마지막을 <아프다> <외롭다> <돈없다>로 요약했습니다.
65세이상 노인 10명중 7명이 만성질환 두 가지 이상을 앓고 있어 <아프다>는 것입니다.
뒤이어 나홀로 노인이 계속 늘어 20%에 이르고, 노인 사망 증가 원인 2위가 자살임을 들어 <외롭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의료비 가운데 자기부담 비율이 OECD국가중 3위로 <돈없다>는 것입니다.
새로울 것 없는 누구나 아는 일반적인 이야기라고하면 할 말은 없지만 이렇게 요약하고 나니 새삼 <한국식 죽음>이 쓸쓸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이 특집의 한 켠에 오산대 위렌 닐랜드교수가 자신의 고향 아일랜드에서 외할머니 상을 치른 경험과 우리 노인들의 돌아가시기 5~6년전부터 장례식까지를 비교한 인터뷰 형식의 내용은 많은 것을 고쳐 생각하게 합니다.
그의 외할머니는 20년 넘게 병마와 투병했는데 요양원에 가지않고 집안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와는 다른 사회보장제도가 있어서 가능 했던 것입니다만 사망 후 같은 3일장을 치렀는데 우리의 고별 방식은 고인 입장에서 보면 한 없이 서글픈 공간으로 비쳤다는 것입니다.
외국의 선진화된 장례문화는 접어두고 닐랜드 교수의 지적 몇가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환자 가족이 간이 침대에서 새우 잠을 자며 간호하는 장면*고인이 누군지도 모르고 조문객이 부쩍대는 모습*5만~10만원씩 현금을 헤아려 흰 봉투에 담는 모습*유족과 조문객이 고인과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를 나누는 모습* OOOO기관 대표 OOO 라는 리본이 달린 조화가 늘어선 장면등이 그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모습들이 이방인의 눈에는 쉬 이해가 가지않았다는 것 이었습니다.
수도권 화장장에 갔을 때 여러 유족이 한데 어울려 번호표를 뽑는 모습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장례 문화이고 전통 의식이라고 우긴다면할 말은 없겠지요.
그러나 우리 장례문화가 언제부터인가 고인이 아닌 유족등 살아있는 사람 중심으로 잘못 흐르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 합니다.
저의 짧은 생각은 제주도의 양지공원에서 보는 거슬린 모습을 소개하고 고쳐나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영구차가 화장장에 도착해 고별제를 치르고 시신이 화로로 들어가면 곧바로 장례식장까지 함께온 일행들을 대접하기위해 한바탕 소란을 피웁니다. 불교의식으로는 다비(茶毘)의식일 수도 있는 엄숙한 시간에 화로 밑 지하공간에서 요란하게 식사를 합니다. 머리위에서는 고인이 이승과의 마지막 이별로 육신을 태우는데 그밑에 앉아서 음식이 넘어가는지 묻고싶습니다.
기자는 이방인은 아니지만 고인을 화장하는 화로밑에서 음식을 먹고 대접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십수년 전부터 저는 화입이 끝나면 바로 귀가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유족이나 양지공원 측 에서도 몇 십년 그렇게 하다보니 관습(?)이 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외국 어디에서도 화장장에서 음식을 대접하는 갓을 본 적이 없습니다. 화장장과 10리이상 떨어진 곳에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은 여러번 보았을 뿐 입니다.
유족과 일행의 편의를 위하고 시.공간적으로 꼭 화장장에서 음식을 접대해야 한다면 화장장 인근에 별도의 건물을 지어 이용토록 해 달라고 제안과 부탁을 힘께 하고자 합니다.
제주도나 시가 마음만 먹으면 바로 될 일이라고 믿기에 그렇습니다.
마지막 가는 길도 평온하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웰 다잉 >이라는 말이 생겨난 지 오랩니다.
고인 뿐 만 아니라 유족 조문객 모두 품위있는 장례문화를 생각하는 2014년 9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닐랜드교수가 “한국을 좋아하지만 한국식으로 죽거나 묻히고 싶지않다”는 말이 일찍 온 가을 만큼이나 쓸쓸합니다.
우리들 상가집의 왁자지껄 페스트푸드 식당같은 모습으로는 고인에 대한 애도와 존경은 거리가 멀다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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