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차                 

          06:30-13:00(6시간 30분), 알베르게:5유로

 

 어젯 밤엔, 빨래한 젖은 티셔츠와 팬티를 입고 잤으나 새벽에 너무 추워 다시 벗 

고 등에 깔고 잤습니다. 아침에 바짝 마른건 당연지사~~

남에게는 권하고 싶지않은, 젖은 옷을 말리는 나만의 노하우입니다.

어떤 때는 양말도 신고 자기도 합니다. 오늘도 걷는 내내 비가 왔습니다.

처음엔 왼쪽 종아리가 아프더니 다시 오른쪽 무릎이, 나중엔 오른 쪽 새끼 발가락 

도 약간 이상 하였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수시로 근육 진통약을 발랐습니다.

아직까지는 견딜만은 합니다. 제발 더 악화되지만 말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국인 여학생 두명과 '루시아노' 이렇게 넷이서 같이 출발했으나, 10여분 후 자 

연스럽게 나  하고 '루시아노'만 같이 걸었습니다.

계속 숲 길입니다. 이래서 '프리미티보 길'을 선호하는구나 하고 생각을 하였습니 

다. 그러나 '오비에도' 도착 두 시간 전 부터는 '그란다'에서 부터 계속 공장과 상

점가들을 통과하는 아스팔트 길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에 알베르게에 우리 넷 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리저리 헷갈리기만 합니다. 

  '루시아노'가 계속 지도를 보며 확인하며 걷는데도 화살표시가 너무 없어서 길을  

잘못 기 쉽상이었습니다.   많은 자동차들이 쉴새없이 지나 다니는, 안전 장치 

가 전혀 안 된, 대 도로변을 걸으려니 약간 불안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시내에 진입후, 버스정류장으로 가야하는 '루시아노'와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 

다. 오후 1시에 알베르게에 도착 해보니, 스페인어로 5시에 오픈 한다고 적혀있고  

그 아래 그림에는 레스토랑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하! 레스토랑에 가서 키를 가져오라는 구나 하고 생각하고 찾아가 봤는데 아니 

었습니다. 작년 '비아델라 플라타'길에서 그런 경험을 한 바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스페인 행인에게 영어할줄 아느냐?고 하니 조금 한다고 하길래, 사정 설 

명을 하고 알베르게 벽보판의 글을 해석해 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알베르게에 가서 벽보판의 글을 읽더니만, 내가 찾아갔던 식당이 아닌 딴 식당으 

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식당에선 '배낭을 맡겨두고 시내구경하다가 5시에 알베르 

게에 가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배낭을 맡기고는 집 떠나온지 20일만에 와이프에 

게 전화할려고 공중전화 부스 두 곳에서 행인을 붙잡고 시도했으나, 불통입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국제전화하는 법을 잘 모르는것 같았습니다.

전화부스내에 국제전화하는 법에 대해 자세히 적혀 있는데도 말입니다.

인포메이션 센타에 가서 물어보았더니, 국제전화를 할수있는 곳인 '노꾸또리 

오'를 지에 표시하며 가리켜 주었습니다. 표시된곳을 물어물어 찾아가니 배낭 

을 맡겨논 식당 인근의 가게였는데 폐쇄된 가게였습니다. 근 30여 분간을 헤매고  

원점으로 돌아왔는데 헛탕을 친 것이었습니다. 공중전화부스 옆에서 사무원으로  

보이는 스페인 친구에게 부탁하여 겨우 전화를 하였습니다. 알베르게가 오픈하려 

면 3시간이나 남았기에, 다시 배낭을 맡겨놓은 식당에서 맥주 한 잔하며 와이파이 

를 하고 있노라니 스르르 눈이 감깁니다. 몹시 피곤하였습니다.  

왜 그럴까?  어제 푹 쉬었는데~~

  

로마 다리를 지나고 있는 '루시아노' 

  특이한 모양과 색상의 집 들~ 

  

 

 

  

 

마치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아 보이는 인도~~

  '루시아노'를 따라 나도 '핀초'에 밀크커피 한 잔 

-'루시아노'는 '바르'마다 들려서 '핀초'와 커피, 맥주로 점심을 대용 하였습니다

      

  과연 어디로 가라는 말일까?

  -직진, 아니면 우측으로~~ 

  대 도로변에 들어 섰습니다

  

  이탈리아 거지와 한국 거지의 작별 장면~  

-루시아노'와 다음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다 

 

시내 투어를 합니다    

-도로에 깔린 대리석이 너무 깨끗하고 화려해서

신발을 벗고 걸어야 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섬세하게 만들어진 동상 

-중절모를 쓰고 바바리코트에 장화를 신은 멋쟁이 신사가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 같습니다~   

 

 비능률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비에도' 알베르게  

-기다리기가 지겨워서 오후 4시쯤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집결되어 있었습니다.

마당엔 배낭들이 수두룩 하고...

침대가 36개 밖에 안 되니 늦으면 방이 없을까봐 미리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곳은 여러군데서 순례자들이 집결하는 곳이고, 특히 이 곳에서 부터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좀 더 일찍 문을 열어주면 좋으련만...

30여명이 알베르게 앞에서 한 시간 이상을 서서 기다리는데

5시 정각이 되서야 문을 열었습니다.

이해할수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문을 열어놓고 오는 순서대로 침대를 배정 해도 될터인데...

딴 알베르게에서는 그렇게 하는 곳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침대 배정을 받았으니 좋기는 한데, 4시간 동안을 피곤한 몸으로

허비한 생각을 하니 조금 괘씸한 생각이 듭니다.

만일 한국이라면 난리 났을 것입니다.

비능률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씁쓸 하였습니다.

화장실 겸 샤워실이 한 곳 뿐이라 샤워는 커녕 용변보는데도

한 참 줄을 서야 합니다.

여권의 도장을 받는데만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내가 시장이라면 당장 파면감입니다.

아니 시장도 마찬가지~~

이렇게 큰 대도시라면 좋은 시설의 알베르게를 쉽게 많이 지을수 있을터인데~~

결국 모든것은 누가 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서 '구에메스', 산 후안', '보데나야' 알베르게는 얼마나 감동적인가???

그런데 더욱 희안한 일은 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원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순례자의 배낭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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