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SCO생물권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등재(2007년), 세계지질공원인증(2010년) 등 세계 유일의 UNESCO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거머쥔 제주는 수백여차례의 화산폭발로 빚어낸 화산섬으로, 불의 섬이자 물의 섬이다. ‘물만 잘 마셔도 몸이 바뀐다’ 라고 할 정도로, 좋은 물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가 높아가고 있는 요즘, 제주투데이에서는 섬의 탄생과 함께 해온 제주 물의 역사를 다룬 1부와 제주물의 우수성과 현주소(2부), 제주물의 미래 (3부) 등을 총 3회에 걸쳐 연재함으로써, 제주물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보고자한다.


제주의 물 (水)을 말하다 - 3부/ 제주물의 미래


1. 세계는 물의 전쟁

20세기의 국가 간 분쟁원인이 석유라면, 21세기는 ‘물 분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발표가 있듯, 지금 전 세계는 물의 전쟁이다. 물의 중요성이 높아감에 따라, 휘발유 값보다 더 비싼 생수가 수입될 정도로 그야말로 불꽃 튀는 프리미엄 생수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식수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생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추세로, 국내 생수시장현황을 보면, 일반적인 생수와 해양심층수, 빙하수, 미네랄워터 등을 포함하여 6,000억 원 수준으로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생수 브랜드 시장 점유율을 보면, 현재 70여개 업체에서 100여개의 브랜드가 판매, 유통되고 있다.

2011년 매출현황 1위는, 1,240억 원의 제주 삼다수, 그 뒤로 롯데칠성음료가 2위로 660억 원, 진로석수가 580억 원, 동원샘물 540억 원, 해태 평창샘물 370억 원 순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에비앙으로 대표되던 프리미엄 수입생수시장도 이탈리아, 노르웨이, 캐나다, 호주 등지로 수입국이 확대되면서, 그 종류 또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기 시작한 프리미엄 생수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 생수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생수 품질에 대한 고급화 현상으로, 저가 생수에서 고가 생수까지 다양
하게 판매되고 있다.

2012년에 들어서 급성장 추세에 있는 프리미엄 생수시장은, 일반 생수시장이 매년 약 10% 성장하는데 반해, 프리미엄급 생수시장은 20%~30%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프리미엄 생수란 일반 생수에 비해 2배 이상 가격이 비싼 제품 (500ml에 1000원 이상인 생수)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빙하수, 해양심층수, 기능성 물, 베이비워터, 탄산수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생수시장 규모는 약 300억 ~ 400억 원대로 추산되며, 향후 수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생수 제품은 에비앙, 페리에, 휘슬러 등이다. 특히 유럽 브랜드가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물을 사서 마시는 문화가 보편화된 까닭에 다양한 맛과 효능을 지닌 생수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2009년 국내 프리미엄 생수 판매순위(watercafe.co.kr)를 보면, 1위가 프랑스의 에비앙, 2위가 프랑스의 볼빅, 3위가 프랑스의 페리에, 4위가 이탈리아의 산펠레그리노로 나타났다.

생수 외에도 올해 2014년은, 탄산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탄산수의 위세가 대단했다. 국내 탄산수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2010년 75억 원에서, 2013년 195억 원으로 2.6배 가량 증가했으며, 올해 2014년의 경우 350억 원에 육박해, 4년 전의 5배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탄산가스가 함유된 탄산수인 경우, 톡톡 터지는 탄산이 기분을 즐겁게 해주고, 상쾌한 청량감 때문에 인기다. 열량, 지방, 콜레스테롤, 당류, 카페인 등이 없어, 소화 및 신진대사 촉진, 숙취해소,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탄산수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탄산수와 에이드, 칵테일 등과 섞기도 하며, 음식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20대~30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탄산수 마니아들은 ‘식사 전 탄산수를 마시면 배가 부른 포만감이 들어 음식을 많이 먹지 않게 돼 좋다’ 또는 “탄산이 위장을 자극해 소화활동을 돕고 각질과 모공의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탁월해서 피부미용 때문에 자주 마신다”라고 얘기한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당분간 탄산수의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며, 새로운 물(水)이 등장하기 전까지 트렌드를 이끄는 물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해외 프리미엄 생수의 경쟁력

그렇다면 프리미엄 생수시장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생수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첫 번째,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한 기업이자 고급생수 시장에서 1등을 고수해오고 있는 에비앙의 사례를 살펴보면, 에비앙은 인구 7500여명 정도인 작은 도시 에비앙에서 탄생한 생수다. 에비앙이 몸에 좋은 물이라고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프랑스 귀족이 에비앙에 요양하던 중, 그 마을 지하수가 몸에 좋다는 주민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마신 결과, 신장 결석을 치료하게 되면서부터다.

그 이후로 에비앙 마을 지하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알프스에서 녹아내린 만년설이 두꺼운 빙하 퇴적물을 통과하면서,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을 함유한다는 사실에 착안, 물을 약의 개념으로 상품화한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카샤의 물(Source Cachat)’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에비앙 생수는, 1878년에 프랑스 정부로부터 공식 판매 허가를 받아 상품화된 최초의 물로 기록되었는데, 보통 물의 신선도를 강조하기 위해 파랑 계통의 차가운 색의 패키지를 사용하는 반면 , 300ml 생수의 주 소비자가 여성이라는 점에 관심을 두고 분홍색 패키지를 사용함으로써, 패키지의 차별화로 인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프랑스의 볼빅를 들 수 있다. 볼빅은 역사 깊은 화산층을 이루고 있는 프랑스 오베르뉴 지방 산맥의 깊은 지대인 볼빅 계곡에서 취수한 물이다. 볼빅 지역은 고대부터 여러 세기를 거쳐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채 좋은 수질을 유지해왔으며, 지금도 프랑스 정부에 의해 완벽하게 보호받고 있다.

화산재와 화산탄으로 이루어진 천연필터를 거친 중성의 물로 미네랄을 균형 있게 함유하고 있으며 프랑스 보건국의 승인을 획득, 에비앙과 더불어 프랑스 생수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유럽지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볼빅의 경쟁력은 좋은 수질 유지를 위해 프랑스 정부에 의해 완벽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철저한 수질관리가 오랜 시간 프랑스 국민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생수브랜드의 확고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프랑스 베르게즈지역에서 탄생한 페리에다. 프랑스의 베르게즈에는 BC218년에 한니발과 그의 군대가 로마로 돌아가는 도중에 마셨으며, BC 58년에 줄리어스 시저가 갈리아 총독이 된 후 로마인들이 즐겨 마셨다고 전해지는 온천장 ‘레부양(Les Bouillens)’이 있다. 이 온천을 1898년에 루이 페리에가 인수, ‘베르게즈 건강음료 미네랄워터회사’설립하여 천연 탄산수를 판매했다.

그 후 루이 페리에는 불어를 배우기 위해서 프랑스에 온 영국의 신문왕 존 함스워드를 만나 파트너로 일하게 되었고, 1906년에 ‘페리에 광천수회사’ 설립한 존 함드워드는 광천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인 루이 페리에를 기념하여, 회사 이름 뿐 아니라 브랜드명도 페리에(Perrier)로 정했다.

2002년부터는 프랑스에서 탄산의 양을 줄인 푸른색 병의 오드페리에와 생강체리, 박하, 오렌지리치, 라즈베리, 생강레몬맛 등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였고, 2003년에는 북미지역에서 레몬맛, 라임맛 페리에와 오드페리에를 출시, 점점 다양해져가는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생수의 맛은 물론 그에 따른 스토리텔링, 시대의 변화에 따른 발빠른 제품의 출시등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페리에의 주요 경쟁력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3. 제주물의 해외진출

생수의 수질과 맛에서는 해외 수입 생수인 에비앙과 페리에 볼빅과 견주어 뒤떨어지지 않은, 오히려 더 좋은 삼다수의 해외시장 진출은 어느 정도로 진척되어 있을까?

현재 제주삼다수의 해외시장 주요대상국은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이다.

제주발전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음료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20% 이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 생수시장은 연평균 25.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음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중국인들의 연간 생수 소비량은 약 3,733만 3,000톤에 달하며,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두 자리 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고가의 생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2년 중국 고급 생수 소비량은 5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하였으며, 이 중저가 생수 소비 증가율 16.3%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는 소득 수준 향상과 더불어 건강의식 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중국의 식용수 안전문제와 수원지 오염문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안전의식이 제고되어 고급 생수시장도 활성화 되어가고 있다.

중국 고급 생수시장은 대부분 에비앙, 페리에 등 수입 브랜드가 초기 시장을 선점한 상태로, 최근 쿤룬산, 5100시짱빙촨 등 중국 로컬 업체들도 고급 생수시장에 뛰어든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중국 고급 생수시장을 대표하는 에비앙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에 꼽힌다.

중국의 북경, 상해를 핵심도시로 정하고, 유통 매니저가 각기 다른 유통라인을 관리하고 있으며, 산하에 중요고객 전담직원을 배정, 천진, 서안, 난징, 대련 등 10여개 도시를 중요 도시로 정하고, 도시 전담 매니저가 모든 유통을 관리함으로 타깃 소비자들의 소비를 끌어 올리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은 중국 시장 성공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로컬 고급생수인 5100씨짱빙촨, 쿤룬산, 헝다삥촨 등의 전략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해외생수시장의 틈바구니속에서도 밀리지 않고, 대기업 후원과 고급화된 마케팅 전략, 친서민 전략 등으로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생수인 제주 삼다수의 경우, 2013년 6월 cj오쇼핑과 수출 및 판매 계약을 통해, 중국으로 320여 톤 수출하였으며, 용암해수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준비 중에 있다. 하지만 제주삼다수의 중국 시장 진출은 지금으로선 낙관적이지 않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삼다수의 가격은 6~7위안으로, 해외 수입생수 중에서는 중저가에 속하며 인지도 또한 낮은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미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과 중국 대형 로컬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어버린 중국 생수시장에서 제주 삼다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첫 번째, 고급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다수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브랜드 네이밍, 제품 차별화 전략, 스마트 프리미엄 포시셔닝 등의 브랜드 플랜이 필요하다.

두 번째, 사회적 기여를 통한 인지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DB 구축 및 현지 네트워킹을 위한 북경 홍보관 활용, 네 번째, 중국 시장 추세를 반영한 특화상품 개발, 다섯 번째, 유통 채널 확보 및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현지화전략, 여섯 번째, 상품과 브랜드와의 문화 융합 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제주의 생명수인 제주의 물은 제주에 가장 귀한 자원이다. 제주의 물이 제대로 가치를 이어가려면 그 무엇보다도 프랑스 볼빅 생수처럼 지방정부에 의한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는 물론 날로 다양화되고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 개발과 고급 패키지 개발,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통한 마케팅 홍보 등이 필요하다 하겠다.

그래야만 전쟁터라고 비유되는 생수시장에서 제주삼다수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중동지역에 막대한 부를 가져온 원유처럼, 제주의 물은 제주에 부를 가져올 최대의 자원이자 브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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