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람 전겅
"히가시나리쿠(東成區)에도 우리 동포가 많이 사시는데 그곳에도 또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NPO법인 재일코리언 고령자 지원센터> 고경일(高敬一. 42) 이사장에게 앞으로의 소망을 물었을 때의 대답이었다.
고경일 이사장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간(晝間)개호를 전문으로 하는 "산보람(サンボラム)"을 오사카시 이쿠노쿠(生野區)에 두 군데, 히라노쿠(平野區)에 한 군데를 개설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매일 약 45명의 할머니들이 이용하고 있다.

"할아버지들께도 오시라고 권유하지만 할머니들이 많아서 꺼리끼는 점이 많아서 이용하시는 분이 별로 안 계십니다. 이용하시는 할머니들은 거의가 제주 출신입니다."

1997년 12월 발족한 산보람은 네개의 이념과 실현을 위해서 이사장을 중심으로 70여명의 스�진들이 활동하고 있다.

민족적 개호: 재일코리언 고령자의 민족적 특성에 맞는 개호를 적용.
생활지원: 재일코리언 고령자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활동.
자신에 맞는 생활지원: 오래 살아 정든 곳에서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지원.
지역사회 및 동포사회에의 공헌: 재일코리언 고령자가 살기 좋은 지역사회 창출과 지역을 넘은 동포고령자의 지원.

이상 네개의 이념과 실현은, 개호보험제도의 기본적 이념이 서비스 이용자에게 "자유로운 서비스의 선택"과 "스스로 의 결정"인데 재일코리언 고령자는 일본인 고령자와 다른 특수한 역사성과 사회성, 민족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개호서비스로는 대응이 어려운 점이 많다.

한국 음식을 먹고 싶고 우리말로 말하고 싶고 우리 민요로 춤을 추고 싶은 욕구들은 재일코리언 고령자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것들을 충족 시켜줄 개호서비스는 소수에 불과하다.

재일코리언의 역사는 식민지지배의 차별과 고통의 역사 속에 일본사회 저변의 일을 하면서 자식들을 키우고 일본사회 발전에도 공헌을 해왔다.

이러한 재일코리언 고령자들이 그래도 노후만은 출신에 대한 차별이 없이 안심하고 망향의 그리움을 달래면서 고향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맛볼수 있는 장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산보람"이 지향하는 목표이다.

일본어 카타카나로 표기한 "サンボラム: 산보람"을 일본어로 "사는 보람을 의미하고 이국에서 살아왔던 재일코리언 고령자가 "사는 보람"을 갖고 매일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이름을 지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산보람"은 특수한 재일코리언 고령자 시설이어서 <민족클럽>이 있는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전통문화의 위문공연과 기성 민요 가수들의 공연도 가끔 있어서 또 하나의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운영면의 재정상태에는 어려움도 많다.

"물론 일본 정부의 지원도 있지만 그 보조금의 감액이 이번 달에 결정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시행될 경우 재정상태가 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동포 사회단체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은 없지만 동포 독지가에 의한 개인적 지원과 제주도 복지단체에서도 정기적은 아니지만 가끔 지원을 해주어서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주간개호> 이외에도 <헬퍼파견> <케어프란 작성대행> <고령자 임대하우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서비스의 질을 낮출수는 없다고 했다.

고경일 이사장에게는 또 다른 동포단체의 얼굴이 있다. <관서제주특별자치도민협회 청년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임기는 1년인데 오는 2월에 총회가 있는데 다시 1년을 연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사회활동에 대한 평가와 신뢰성의 결과였다.

그리고 일반사단법인 <재일코리언 마이노리티 인권연구센터> 사무국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일본인 이사장과 한일 양국의 이사진으로 편성되어 강연, 세미나, 연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제주시 성산읍 수산리가 본적지인 고경일 이사장은 재일 3세이다. 2남 1녀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동포 여성과 결혼했다.

모모야마(桃山)대학에서 동포의 제선배들과 만나서 동포사회만의 인권이 아니고 아니고 폭 넓게 인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클럽에 속했었다.

졸업 후에도 계속 같은 활동을 하다가 2008년부터 이사장직을 맡았다. 일본 공공기관과 민간회사, 학교 등에서도 강연 의뢰가 오고 그때마다 고령자 문제 등의 강연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 받아 2009년 5월, 제3회 <오사카상공신금:信金사회복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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