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가 추념일로 지정된 후 두 번째 맞는 제주4.3희생자추념식 날이다.

올해도 박근혜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한다. 그동안 수없이 외쳤던 도민들의 간절함은 무참히 사라저 버렸다.

특히 4․3의 비극 반대편에 서 있던 유족회와 경우회가 손잡고 4․3의 아픔을 화해와 상생의 역사로 올려놓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또한 의미 있는 시기에 열리는 국가행사에 국가 최고 공인으로서 대통령의 불참은 유족에게 또 다시 실망과 상처만 안겨 주는 일이자, 제주도민을 화나게 하는 사건이다.

추념식 하루 전인 어제 오후엔 날씨마저 분노했다.

행사장인 제주4.3평화공원에 강풍이 불면서 설치돼 있던 천막들이 쓰러지는 등 행사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이번 위령제 주관을 맡아 현장에서 행사준비를 하고 있는 제주도 관계자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오늘 오전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엔 4.3 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실내 행사로 치룰 예정이다.

누군가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구천을 떠도는 4.3 영혼들을 달래지 못해 하늘이 분노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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