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상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진됐던 제주시농협의 농산물유통센터가 2년 만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농산물 직거래만 하겠다던 당초 취지와 달리 일반 대형마트와 비슷한 형태의 매장을 갖춰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농협은 지난해 3월 도내 농산물 직거래 창구로 활용할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을 시작했다.

농산물유통센터는 제주시 노형동 1만1천13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8천578㎡ 규모다. 사업비는 총 170억원이다.

유통센터 내부에는 농산물 창고, 저온저장고, 기계실, 농수산물직판장 및 작업장, 친환경농산물판매장, 로컬푸드판매장, 사무실 및 문화시설 등을 갖추고 농산물의 유통단계를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는 새로운 유통체제를 구축할 계획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건립 계획 당시 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로만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운영은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매장 어느 곳에서도 친환경 농산물은 찾아볼 수 없고 대신 라면에서부터 조리기구까지 생활용품들만 잔뜩 진열해서 팔고 있다.

또한 지역 농산물을 직거래로 저렴하게 팔겠다던 1층 매장에는 땅콩과 고추, 오이 등 다른 지역 농산물이 대부분진열돼 있다.

지역 농산물도 절반 이상은 직거래가 아닌 중도매인을 통해 받고 있다.

제주시 농협 관계자 "물량 수급 관련이라든지 판매량을 감안해서 재검토한 결과 농산물 직거래만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 판단을 했던 사항입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절대로 팔지 않겠다던 생활용품을 버젓이 들여 놓은데다 매장 면적도 대형마트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불법 영업 논란도 일고 있다.

유통센터가 들어선 자연녹지에는 농산물 공판장이나 직판장, 중소기업 공동판매시설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농협측은 직판장 안에 소매점을 만들었다라고 해명했지만 제주시는 건축허가내용과 다르다며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민을 위한 제주시농협이 수익사업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이번에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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