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후보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로 당선된 지 1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도청에서 쏟아낼 원희룡 도정 1년 각종 성과 <보도자료>에 맡기고 비판적 시각으로 원희룡 도정의 1년 주요이슈에 대해 되돌아본다.

“지사직을 물러난 후 ‘도지사와 함께 한 시간이 즐거웠고 행복했다’라는 말씀을 도민 여러분이 하실 수 있도록, 온몸을 다 바쳐 제주발전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원희룡 도지사의 취임사는 아니다. 2010년 7월 1일 우근민 도지사의 취임사다. 우 지사의 취임사는 일 욕심이 많았던 듯 원희룡 도지사 취임사의 두 배 분량이었다.

“선명한 발자국을 남겨 후세의 이정표가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겠습니다”는 등의 과감한 수식어와 명사형의 구체적인 약속도 많았다.

그러나 우 지사 취임사의 확신에 찼던 약속들은 제대로 이행되지는 못한 채 임기가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제주특별자치도형 기초자치단체를 도입하여,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주민 여러분이 직접 뽑은 민선 기초자치단체장이 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 지사의 자치분야의 이 약속은 당시 시민사회로부터 환영까지 받았다. 그러나 임기 내내 질질 끌다가 세금만 낭비한 채 논의가 끝나버렸다. 임명제 시장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결국 우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현재 김병립 제주시장이 두 번에 걸쳐 시장으로 임명되면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우 지사 스스로 논의를 중단하자고 했던 국내 영리병원 법안은 결국 강행하면서 도민적 저항에 부딪혔고 관련법도 통과되지 못한 수모를 당했다.

주요관심사였던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서 우 지사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면서 사회적으로는 해군기지 갈등 국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강정마을 주민들, 제주도민, 국방부 모두가 수긍할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어느 일방의 맹목적인 양보를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합리적인 중재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취임사의 약속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오히려 우근민 지사 시절 구럼비 발파 등 제주해군기지공사가 본격화됐고 2013년 5월에는 쇠사슬을 목에 둘러멘 강동균 당시 강정마을회장의 절규 장면으로 상징되듯이 우근민 도정에 의한 대집행까지 진행되면서 강정 주민들은 ‘맹목적인 탄압의 시기’를 맞아야 했다. 김태환 도지사에 이어 우근민 도지사 퇴진 깃발이 강정마을회관에 내걸렸다.

제주의 미래와 관련해 우 지사의 당시 취임사 중 압권은 ‘선 보전 후 개발의 원칙’을 재천명한 것이었다. 제주의 환경자산을 ‘세계적 상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선언도 했다.

하지만 우근민 지사 재임 시기 제주사회의 ‘선보전 정책’이 실현됐다고 믿는 도민들을 많지 않다. 글로벌 브랜드 정책은 수백 억 원도 모자라 아직도 도민 세금으로 전화요금을 내야 하는 ‘7대 경관’ 추진으로 제주를 ‘글로벌 호구’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전임 우근민 지사 본인은 도민을 위해 온 몸을 다 바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측근들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비판론도 있다. 최근 우근민 도지사 재임기간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이를 반증해 주는 한 사례로도 거론된다.

소박, 담백했던 원희룡 지사의 취임사


2014년 7월 1일 원희룡 도지사의 취임식은 소박했다. 원지사의 취임식은 정례 직원 조회를 겸해 진행됐다. 제주의 첫 진보교육감의 탄생을 알렸던 이석문 교육감의 취임식과는 대조를 이뤘다.

소박한 취임식만큼이나 원지사의 취임사는 담백했다. “어머니, 원희룡입니다. 제 전부를 바치겠습니다."라며 ‘서울시민’이었던 원희룡 도지사가 다시 제주도민으로 복귀하면서 출사표를 통해 감성에 호소한 말이다.

그러나 원지사의 취임사는 다시 읽어봐도 관덕정 도지사 출마선언에 등장했던 ‘어머니’란 수식어가 다시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과장된 단어나 거품을 최대한 뺀 느낌이 든다.

물론 우 지사 때처럼 취임사의 단골 표현인 "제 모든 것을 다 바쳐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는 제주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제주 자연의 우수성을 표현하면서 ‘유네스코 3관왕’ 이야기는 등장했지만 ‘7대 경관’ 이야기는 한 단어도 포함되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원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저는 하나 된 제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세계를 향하라는 도민의 기대와 꿈을 잘 알고 있다"며 uot;제주가 지닌 사람과 문화,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키운다면 우리의 꿈은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희룡 도정의 운영 방침도 밝혔다. △ 제주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성장 추구 △ 강정마을 갈등문제 등 도민의 아픔 치유 △ 다른 정치로 도민 협치시대를 열 것 △ 세계적 제주 연계망을 구축해 더 큰 제주 만들 것 등 4가지를 도정 운영의 세부방침으로 제시했다.

눈에 띄는 것은 경제 체제에 대한 언급이다. 원지사는 “관광수익이나 개발이익이 도민사회에 골고루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경제 체제를 재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례적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있었다. 원 지사는 "저는 일 위주, 현장 중심, 소통을 추구하는 도지사가 될 것"이라며 "공직자 여러분은 현장에서 도민과 소통하며, 열심히 일하면 된다. 도지사에게 줄을 설 필요도, 이유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업무와 성과만으로 승부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취임사 약속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원희룡 지사의 취임사를 통해 ‘협치도지사’ 를 선언했다.

“ 제주도민은 위대합니다. 저는 위대한 도민과 협력해 정책을 결정하는 협치도지사가 되겠습니다. 현장의 농어민, 시민사회단체, 분야별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하고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정치, 즉 협치를 실천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는 ‘협치도지사 포기’라고 정리될 정도로 냉랭하다.

다른 취임사의 약속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경제체제의 재설계와 관련해서 일부의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선거에서 실현 불가능한 공약으로 집중포화를 맞았던 ‘2019년 제주 GRDP 25조 달성’을 사실상 포기했다.

또한, 미적거렸던 사회적 경제 정책 분야를 지사가 직접 챙기면서 협동과 연대의 경제의 틀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일부 시작된 상태다.

그동안 실제 공공구매 시장에서 외면해 왔던 제주도내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폭 지원 강화방침을 밝힌 것도 주목된다.

그러나 큰 틀에서 여전히 외적인 규모의 경제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어, 지역과 상생하는 ‘새로운 성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제주경제 활성화 종합추진계획>을 통해 ‘원희룡 표 8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 친환경 6차 산업화를 통한 신개념 농축수산업 육성 △융복합형 창조관광 육성을 통한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중소기업 육성 △ IT.BT.의료.보건환경 등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고도화 △ 지역 특화자원을 활용한 제주형 창조산업 육성 △기업 및 투자유치 △ 새로운 성장을 위한 공항.항만 인프라 확충 △혁신적 유통.물류 및 도시건설 인프라 확충을 선정했지만 새로운 내용이 많지 않았고 여전히 나열식이다.

실제 '2024년 GRDP 25조 달성'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면서 여전히 외형적 성장 정책이 기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계획의 70%는 민자 유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외자유치중심 기조가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관광수익이나 개발이익이 도민사회와 공유하도록 하는 경제 체제를 재설계하겠다는 취임사의 내용을 뒷받침하지는 뚜렷한 정책은 제시되지 못했다.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최대 수혜자인 대규모 면세점에 대한 관광진흥기금 부과 문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개발사업 위주인 토지비축제도의 공공성 확대 역시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 수단 중 가장 강력한 ‘80% 지역주민 우선 고용제’ 재법제화 문제는 아예 공론화의 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개발을 뛰어넘는 청정 환경’을 지키고 있나?


“무차별적 개발은 제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제주의 청정 환경을 지키는 일은, 개발을 뛰어넘는 최우선 가치입니다. 좋은 투자는 적극적으로 유치하되, 제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투기자본과 난개발에는 엄격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우근민 도지사의 취임 선언이었던 ‘선보전, 후 개발의 원칙’을 뛰어넘는 원지사의 취임사였다. 이례적으로 이러한 원지사의 선언에 대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환영 성명까지 냈다.

환경운동연합은 2014년 8월 4일 성명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과 관련해 부동산매입과 숙박시설분양에 치우친 개발사업을 지양하고 카지노 규제, 신화역사공원과 드림타워 문제에 대한 입장정리, 중산간 지역 등 보전정책 확대 등 원희룡 도정이 내놓은 개발사업 가이드라인은 이전 도정과 비교했을 때 매우 진일보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원지사의 잇따른 개발중심 정책에 대한 비판과 규탄 성명을 무수하게 쏟아냈다. 원지사의 당선 1년을 즈음해서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비관론이 앞선다. ‘개발주의로의 회귀’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년간 제주사회에는 여전히 신화역사공원 문제, 카지노 추진 문제, 보광 등에 대한 투자진흥지구 세금 감면 추진. 드림타워 논란, 상가리 개발문제, 중산간 지역 대규모 아파트 허가 논란 등이 재현됐다. 이슈에서는 우근민 도정과 큰 차별성이 없었다.

특히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와 관련한 판결이후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총체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원 도정에서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5월 원 도정이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경관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중산간 보전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잠들지 않는 남도’도 못 부르는 4·3

원희룡 지사는 강정문제와 4·3 문제도 언급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진상규명 등을 통한 갈등 치유를 약속했지만 원 지사가 공언했던 ‘군관사 마을 밖 이전 추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더 이상 갈등해소를 위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4·3 치유 문제는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4·3국가추념일로 지정됐지만 오히려 일부 극우 집단들의 4·3 폄훼 문제와 4·3 역사 거꾸로 돌리기 시도에 대해 정부의 무기력함과 함께 원희룡 도정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자부 책임이냐, 원희룡 지사 책임이냐’ 여전한 책임공방이 있지만 결국 4·3 위령제 당시 ‘잠들지 않는 남도’조차 부르지 못하는 것이 제주 4·3 치유의 현실이다.

4·3 평화상 수상자에 대한 일부 극우 세력의 반발에 이은 행자부의 감사 요청까지 있었지만 제주도정은 속수무책이었다.

지난해 도지사 선거에서 원희룡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4·3위원회 폐지 법안에 서명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다.

선거과정에서 4·3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는 등 수습하기 위해 분주했던 점에 비추면 원 지사의 4·3문제에 대한 적극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직사회와의 약속, 지켰을까?

원희룡 지사는 취임사에서 공무원사회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실제 원 지사는 취임 이후 공무원 사회에 대한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취임 100일째를 맞아 원희룡 지사는 도, 행정시 청내 방송을 통해 ‘깜짝 DJ’로 변신했다.

직접 노래를 선곡해 들려주고 ‘칼퇴’하라는 지사의 ‘명령’이 즐거운 어조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자 공무원들은 새로운 도지사에 대해 호의적 반응들을 보였다.

공무원사회의 최대 관심사인 인사 문제는 어떨까? 원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저는 선거정치를 배격하고, 공정한 인사를 할 것입니다. 현장의 농민들이, 어민들이, 상인들이, 기업체가 인정하는 공무원, 원희룡 도정의 승진 1순위 대상입니다.”라고 밝혔다.

그 시험대였던 2015년 1월 상반기 정기인사가 이뤄졌다. 원희룡 도정은 취임사의 공언대로 일중심의 공정한 인사였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측은 이에 대해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본부, 제주시지부, 서귀포시지부는 논평을 통해 “2015 상반기 정기인사를 지켜보면서 더 이상 ‘甲질 인사’ 좌시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날 논평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일 중심’의 인사정책을 펼쳤다고 자평했으나 행정시 입장에서는 곳곳에 무더기 결원이 발생, ‘일 중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공직사회 내부 평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인사 때마다 인력 빼먹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원 지사의 인사정책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취임사 일독을 권한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일상에서 1년이나 지난 도지사 취임사에 신경 써 가며 기억하는 도민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원희룡 도지사는 1년 전 자신의 취임사를 다시 읽어 봐도 좋을 듯싶다.

원 지사의 취임사의 시작부분은 “어머니의 땅, 제 삶의 근본이자 꿈이 시작된 이 땅에서, 도지사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고 했기 때문이다. 취임사의 마무리 부분은 “도민 한분 한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열심히 듣겠습니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분량으로는 우근민 도지사 취임사의 절반 수준이니 오래 걸리진 않는다. 빠른 속도로 읽어보면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네 바퀴를 뛰어야 하는 운동장이지만 원 지사에게 아직 세 바퀴나 남았다.

취임사의 내용을 오롯하게 실천할 시간은 충분하다.


< 원희룡 도지사 취임사 >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의 제주도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전국 각지, 그리고 세계 곳곳에 계신 재외도민 여러분,
제주를 사랑하는 제주의 친구 여러분,

오늘 저는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취임하면서, 제주의 꿈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어머니의 땅, 제 삶의 근본이자 꿈이 시작된 이 땅에서, 도지사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저는 하나 된 제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세계를 향하라는 도민의 기대와 꿈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모든 것을 다 바쳐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으로 세계의 중심이 되는 제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제주가 지닌 사람과 문화, 자연의 가치를 제대로 키운다면 우리의 꿈은 현실이 됩니다. 수많은 역경을 딛고 변방의 섬 작은 제주를, 세계의 보물로 만들어 온, 도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현실로 만들어낼 주인공입니다.

제주의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도정의 목표는 이렇습니다.

제주의 청정자연과 독특한 제주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워 더 큰 제주를 만드는 것입니다.

유네스코 3관왕에 빛나는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청정자연은 제주 공동체의 중요한 자원이자, 미래 세대에 넘겨줘야할 소중한 공공자산입니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온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치 또한 매력적인 자산입니다.
제주는 고품격의 전통문화와 청정자연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세계의 보석입니다.

동북아 최고의 고품격 휴양도시가 바로 제주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키워내면 대한민국의 보석이 되고, 나아가 동북아 최고의 휴양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음 네 가지를 도정 운영의 세부방침으로 선언하고자 합니다.

 

첫째, 제주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성장을 추구할 것입니다.

제주도의 기반산업인 1차 산업의 부가가치를 고도화하고, 첨단미래산업으로 육성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습니다.
관광수익이나 개발이익이 도민사회에 골고루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경제 체제를 재설계하겠습니다.

성장과 분배가 겉도는 낡은 경제구조로는 제주의 이익을 지킬 수 없습니다.

무차별적 개발은 제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제주의 청정환경을 지키는 일은, 개발을 뛰어넘는 최우선 가치입니다. 좋은 투자는 적극 유치하되, 제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투기자본과 난개발에는 엄격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새로운 성장은 외래 자본에 땅만 빌려주고 투자효과가 제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외형적 성장이 아닙니다.

도내 자본이 자라나고 일자리가 늘어남으로써, 개발 효과가 도민 속으로 스며드는 질적 성장이 곧 새로운 성장입니다. 규모의 한계를 넘어 첨단산업을 제주에서 일으키는 창조적 성장, 생태적 성장이 곧 새로운 성장입니다.

중소기업․자영업자․마을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외래자본과 상생하는 새로운 협력적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제주는 새로운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품어 안을 것입니다.

둘째, 도민의 아픔을 치유하겠습니다.

제주의 힘을 키우려면 역사와 사회로부터 오는 아픔을 치유해야 합니다.
우리는 4.3의 아픔을 화해와 용서를 통해 상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강정의 아픔도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합니다. 현재 강정마을의 아픔을 내버려둔다면 미래로 나갈 수 없고, 도민통합도 있을 수 없습니다. 공동체의 아픔을 방치하지 않는, 다른 정치로, 이 문제를 풀겠습니다.

진상조사 등 강정마을 문제는 강정마을회가 중심이 되어 해결해야 합니다. 강정의 아픔을 가장 많이 알고, 느끼는 분들이 바로 강정주민이기 때문입니다.


강정마을회가 중심이 되어 진상조사와 그 이후의 과정을 주도하면, 도정이 뒷받침하겠습니다.
필요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셋째, 다른 정치로 도민 협치시대를 열겠습니다.


제주도민은 위대합니다. 저는 위대한 도민과 협력해 정책을 결정하는 협치도지사가 되겠습니다.
현장의 농어민, 시민사회단체, 분야별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하고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정치, 즉 협치를 실천하겠습니다.

저는 분야별로 협치위원회를 구성해서 새로운 제주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도민이 중심이 되는 수평적 협치, 생각이 달라도 연대하고 협력해 결국 하나의 제주를 지향하는 포용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넷째, 세계적 제주 연계망을 구축해 더 큰 제주를 만들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사회는 내편과 네편으로 세력을 만들어 줄 세우고, 편을 갈라 다른 편을 배척하면서 더 큰 제주로 나아갈 길을 가로막아 왔습니다.

이권을 독점하기 위해 제주공동체의 가치를 훼손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를 소모시켜왔습니다. 공직사회 마저 선거에 휘둘려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하고, 연고를 따지고, 울타리를 쳐서 울타리 밖의 사람을 배척하는 부정적 연고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본래 제주가 갖고 있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키워야 합니다.

제주만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마음으로 맺어지는 제주의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작은 궨당 문화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궨당인 더 큰 제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세계속에 뿌리내린 제주인의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더 큰 마음으로 막힌 마음을 뚫고, 제주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세계적 연계망을 만들어 제주인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공직자 여러분.

저는 일 위주, 현장 중심, 소통을 추구하는 도지사가 될 것입니다.
공직자 여러분은 현장에서 도민과 소통하며, 열심히 일하면 됩니다.

도지사에게 줄을 설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업무와 성과만으로 승부하면 됩니다.
선거정치가 그동안 공직사회를 편가르기 해왔습니다. 여러분이 편을 가른 것이 아닙니다.

저는 선거정치를 배격하고, 공정한 인사를 할 것입니다.
현장의 농민들이, 어민들이, 상인들이, 기업체가 인정하는 공무원, 원희룡 도정의 승진 1순위 대상입니다.
공직자는 저와 꿈과 이상을 공유하는 동료입니다. 마음으로부터 뜻을 같이 하고, 신명나게 일하면 됩니다. 여러분의 책임감과 창의성은 제주를 변화시키는 결정적 힘이 됩니다.

제주의 힘을 키우는데 앞장서 주십시오.

새로운 도정을 이끌어나가려면 공직자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와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도민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의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의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소집단주의,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풍토를 떨쳐버립시다. 서로 인정하고, 상대방을 아낍시다. 긍정적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면 더 큰 제주가 열립니다.

저 원희룡은 도민 여러분의 엄중한 명을 받들어 정치적으로 제주를 바꾸고, 경제적으로 새로운 성장을 일궈내겠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을 찾겠습니다.

도민 한분 한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열심히 듣겠습니다.

그래서 제주의 힘을 무한히 키워, 더 큰 제주를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제주의 힘을 모아, 제주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7월 1일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원 희 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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