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충 감염목 패쇄처리장으로 쓰이고 있는 A 채석장. 썩은 물이 고여 있다.<사진제공=시사파일제주>
## 민낯을 드러낸 채석장 복구실태 썩은 나무, 악취 그리고 송이 무단 채취까지..

조천읍에 위치한 A 채석장. 2005년부터 6년간 골재채취가 이뤄졌던 곳이다. 복구는 잘 되어 있을까.

취재진이 찾은 현장은 놀라웠다. 산더미처럼 파쇄목이 쌓여있었고, 바닥엔 썩은 나무에서 나온 침출수가 고여 있었다. 바로 인근에는 나무를 태워 매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도 보였다. 확인결과, 복구 작업을 마친 채석장을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파쇄처리장으로 이용한 것. 환경단체는 “이 같은 채석장의 복구 행태가 문제”라며 “시급히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차적인 환경파괴가 우려된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09년까지 송이채취 허가를 받았던 구좌읍 B 채석장. 이곳의 복구현장도 취재진의 눈을 의심케 했다. 누군가 최근에 불법으로 송이를 채취해 간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된 것. 동행했던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장비를 동원해 고의적으로 송이를 채취한 흔적이 확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사태를 제주시는 파악하고 있을까. 관계 공무원들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 송이 무단 채취가 의심되는 B 채석장. 성인남성 키를 훨씬 웃도는 깊이로 구덩이가 패여 있다.<사진제공=시사파일제주>
## 복구의무 면죄부가 된 채석장 용도변경

애월읍에 위치한 C 채석장. 2009년 골재채취 작업이 끝난 곳이다. 사업이 만료된 지 6년. 그런데 현장은 풀이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일 뿐, 정식적으로 복구한 모습은 아니었다.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자 측에 따르면 채석장 부지가 개발사업 용도로 변경됐기 때문이라는 것. 산지관리법에서 골재채취가 끝난 후 채석장 부지의 용도가 변경될 경우, 복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까닭이다.

유사 사례는 또 있다. 안덕면에 위치한 D 채석장 역시 2011년 사업이 만료된 후, 개발사업 인허가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채석업체로부터 토지를 사들인 개발사업자는 최근 잠정적으로 사업 인허가 준비를 중단했다. 결국 골재채취가 끝난 후 5년이 흐르는 동안 복구가 진행되지 않은 채 하세월만 보내게 된 것.

서귀포시 역시 그동안 복구이행명령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채석장 부지의 용도전환이 복구의무를 면피하기 위한 책임 탈로가 될 수 있다”며, “복구 규정의 개선과 제주의 환경적 가치에 걸맞은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골재채취가 끝난 채석장들의 복구와 관리감독 실태를 <시사파일 제주>가 고발한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