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병무청장 우종운

광복 70주년이라는 우리 민족의 경사를 맞이하여 남북관계도 화해의 물결을 기대하고 있는 이 때, 최근 북한은 ‘지뢰 도발’이라는 불장난을 저질러 희망을 저버리게 했다. 민족 공동 번영의 길을 가고자 우리는 끊임없이 손을 내미는데 저들은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저리도 뿌리치는 것인 지 안보행정의 한 축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병무청은 8월 20일자로 청창설 45주년을 맞이했다. 1970년에 정부조직법의 개정에 따라 국방부의 외청으로 병무청이 창설되었으며, 기존의 시․도 병무청은 지방병무청으로 개칭되면서 병무청의 소속기관이 되었다.

제주지방병무청의 연혁을 살펴보면, 1949년 9월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는 광주병사구사령부로 발족하여, 1950년 12월에는 제주지구병사구사령부가 설치됐고, 1962년 10월에 국방부 소속 제주도병무청이 신설됐다. 다시 1970년 8월에 병무청 소속 제주지방병무청이 창설됐고, 1981년 11월 광주지방병무청 소속 제주병무지청으로 축소됐다가 1984년 12월 제주지방병무청으로 환원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7년 2월에는 구청사(이도2동 소재)에서 현재의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소재)로 이전했다.

지난 병무행정 역사를 돌이켜보면 숱한 어려움도 많이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으며 크게 4개 분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 타기관에 앞서는 병무행정 전산화를 들 수 있다.

병무청에서는 정보화시대의 흐름을 간파하고 일찍이 1980년대 후반부터 병무행정 전산화를 시작하였다. 그 옛날 종이가 귀하던 시절, 한지로 영구 보존해야 하는 ‘병적원부’를 만들고 관리하기도 하였으나 전산화로 ‘디지털 병적원부’ 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병역자원 관리, 징병검사, 현역병입영, 대체복무자원 관리, 예비군자원 관리 등 모든 분야를 전산자동화하여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질 높은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 기반은 IMF사태 이후 정부조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시․군․구(246개) 및 읍․면․동(3,720개)의 병무조직이 없어지는 아픔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이 되었다.

둘째, 청렴병무청이다.

병무청은 1960대부터 90년대까지 여러 차례 병역비리 발생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받아 왔으나 그 후 끊임없는 자정 노력을 기울여 지금은 병역비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직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단적인 예로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은 병역의무자가 공인인증 절차를 거치고 본인만이 신청할 수 있다. 부정 개입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병무청 직원은 본인선택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병무청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 2012년도부터 3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청렴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셋째, 고객중심 병무서비스이다.

병무행정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징병검사일자, 현역병 입영일자, 사회복무요원 복무기관을 본인이 직접 선택한다. 병무청은 기능 특성상 병역의무를 부과하는 기관이라 과거 권위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기 어려웠다. 하지만 전 직원이 고객을 내 가족과 같이 대하는 친절의 생활화로 국민신문고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최근 4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넷째,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 조성이다.

국회에서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보다보면,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들이 본인 또는 가족의 병역문제 때문에 큰 곤혹을 치르곤 한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병역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다. 입영하지 않아도 되는 국외영주권자가 자진 귀국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인원이 해마다 늘어나고, 건강이 좋지 못하여 보충역이나 면제를 받은 사람이 질병을 치유한 후 병역처분변경 신청을 통하여 현역병으로 입영하는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 국민들이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고 병무청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3대(代) 가족 모두가 현역 등의 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찾는 ‘병역명문가’ 사업을 2004년도부터 추진하고 있고, 2011년도부터는 ‘입영문화제’를 도입하여 입영대상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입영현장을 축제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2014년도부터는 『병역! 우리가(家) 최고야! 별난 병역이행 가족 찾기』사업을 발굴하여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매년 8월 셋째 주에 을지연습이 시작되었다. 국가비상시를 대비하여 민․관․군이 합동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매년 1회 실시되는 범정부적 훈련이다. 병무청 창설기념일이 8월 20일이라 매년 을지연습과 중복되는 관계로 그 기념일에 맞춰 축하행사를 못하는 것이 우리 직원들에게는 미안하고 아쉽기도 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관리해야 한다. 평화를 지키려면 평시에 유사시를 대비하여야 함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금년 청창설 기념일에도 우리 병무청 직원은 전시대비 훈련에 빈틈이 없도록 혼신을 다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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