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대학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제주한라대학 교수협의회를 비롯한 제주 및 전국 5개 교수단체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제주한라대학교 교수협의회를 비롯한 진실과 정의를 위한 제주교수네트워크,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한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그리고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등 5개 교수단체들은 제주도청 기자회견실에 배포한 공동 성명서를 통해 엄중하고 철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 서두에서 “제주지역의 건실한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던 제주한라대학이 감사원 감사까지 받기에 이른 것에 대해 교육계의 일원으로서 개탄스럽고 착잡한 심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서 교수들은 “제주한라대도 공적 교육기관으로서 공공의 복리를 증진하는 일차적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 이사장 일가는 대학을 마치 사유재산처럼 인식하고 반교육적이고 배타적인 운영을 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대학 이사장과 총장이 본격적인 사익추구에 나선 계기를 2011년 사립대학 지도감독권이 교육부에서 제주도로 이양된 것에서 찾았다. 즉 전 도의원과의 유착관계를 통해 맞춤형 조례개정을 했으며 입시부정과 교비횡령 의혹을 사고 있는 것도 이 문제의 조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총장의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학내 민주적 장치가 부재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교수업적평가가 아직도 교수의 입을 막기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

성명서는 마지막으로 “감사원은 이사장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해 명백히 사실여부를 명백히 가려내고 다시는 이런 부정한 행위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7월 27일 본회의를 열어 압도적 다수로 제주한라대학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 금요일 2주간의 제주한라대학에 대한 예비감사를 마쳤다. 본 감사는 다음주부터 2주간 실시될 예정이다.

다음은 교수단체들의 공동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제주한라대학교의 비리의혹에 대해 명백한 진실규명을 하는 감사원 감사가 되길 촉구합니다

제주한라대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제주도와 전국을 망라한 우리 교수단체들은 착잡한 심정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주지역의 공립학교로 출발하여 건실한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던 제주한라대학이 이러한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교육계의 일원으로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제주한라대는 그동안 막대한 등록금과 국고지원금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는 뒷전이고 천아오름을 비롯한 각종 불필요한 부동산 매입과 호텔 신축, 호화요트 구입 등 비효율적이고 교육외적인 투자에 치중해 왔습니다. 심지어 재단이사장 일가는 교비횡령의 숱한 의혹까지 사고 있습니다. 그 돈들은 모두 국민들의 세금이고 학생들의 등록금이었으며 교육을 위해 써야 마땅할 것입니다.

특히 2011년 교육부에서 제주특별자치도로의 사립대학 지도감독권 이양 후 이 대학은 전 도의원과의 유착관계를 통해 이 대학만을 위한 맞춤형 조례개정을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며 지역사회와 교육계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문제의 조례는 결국 이 대학이 교육용 자산을 수익용 자산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하거나 신입생들을 불법적으로 추가 입학시키는 데 사용돼 왔습니다.

이 대학의 모든 역량은 족벌경영의 영리추구에 치중되면서 교육 여건은 더욱 악화됐고, 그 결과 백일하에 터져 나온 것이 입시부정이었고 교비횡령 의혹들이었습니다. 인기학과들의 불합격자들을 미달학과로 돌려 합격시킴으로써 등록금 수입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신입생 충원률을 높이기도 하였습니다. 또 많은 학생들을 불법적으로 인기학과들에 정원 외로 합격시켜 추가수입을 챙겼다가 제주도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를 견제할 수 있는 학내 민주적 장치가 부재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사장과 총장은 제왕적 통치체제를 구축해 교육을 위해 바른 소리를 내는 교수들과 학생들을 탄압해 왔습니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 대표의장을 비롯한 여러 교수들이 부당하게 해임당하거나 정직 등의 각종 징계와 보복을 당했습니다.

불공정성과 비합리성으로 악명이 높은 이 대학의 교수업적평가는 학내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교육계의 지탄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학은 도민들의 여론에 귀를 막고 아직도 부당한 평가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또 다른 여러 선의의 교수들도 점수미달로 재임용탈락 위기에 직면하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교수의 교육과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본연의 목적을 지니는 업적평가가 교권을 억압하는 도구로 악용되는 제주한라대학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 교수단체들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제주한라대는 교육기관으로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개혁은 구악의 일소와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 고통을 감내하면서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결코 새살이 돋아날 수 없습니다. 반성 없는 과오는 또다시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철저한 조사와 적절한 시정 없이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를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영리에 치우친 현재의 족벌중심의 운영구조가 계속되는 한 지금까지의 부정은 어떤 형태로든 다시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교수 단체들이 이번 감사원 감사가 철저하고 엄중하게 이뤄지기를 촉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감사원은 이사장 일가의 각종 비리의혹들에 대한 사실여부를 명백히 가려내고 다시는 이러한 부정한 행위들과 비이성적인 대학운영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을 위해서 족벌체제의 사익추구를 위한 비리는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주한라대 교수들도 감사원 감사를 계기로 자신들의 학교가 교육적 본질에 충실한 교육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자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제주한라대가 다시 참교육을 위한 터전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들 모두의 철저한 반성과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감사원 감사는 사립대학지도감독권이 이양된 이래 처음 실시되는 의미를 갖는 만큼 제주한라대가 참된 교육기관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굳건한 반석을 마련하는 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주도와 우리나라의 희망찬 미래는 우리 학생들이 진정한 교육기관에서 알찬 교육을 받는 속에서 환한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희망과 바람은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엄중하고 공정한 감사가 이뤄질 때 비로소 가능한 것임을 확신합니다. 우리 교수단체들은 전국의 교수들과 학생들 그리고 제주도민들의 뜻을 모아 다시 한 번 철저하고 공정한 감사가 이뤄지기를 촉구합니다.

2015년 9월 7일

제주한라대학교교수협의회

진실과 정의를 위한 제주교수네트워크

한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