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상징하는 많은 표현이 있다. 

'이 중 가을제주와 가장 매치가 잘되는 상징은 바로 '오름의 왕국, 제주'가 아닐까한다. 

360여개가 넘은 제주의 오름 각각은 제주 중산간의 이국적인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미적 요소이다. 이들 오름은 주로 한라산의 동쪽과 서쪽사면을 따라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중 동검은오름은 동쪽 오름군락을 대표하는 오름 중 하나이다. 동쪽오름군락의 대표오름들의 특징이라면 대체로 민오름, 즉 키큰 나무가 없이 초지형태를 보여 정상에 서면 주변을 잘 조망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는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용눈이오름이나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높은오름, 다랑쉬오름 등이 바로 이웃에 있어 이곳을 오르고 나면 주변의 다른 오름도 오르고 싶다는 욕망이 불끈 쏟는다.

동검은오름 표석, 천천히 유래 등 정보를 읽어보고 가는 여유를 갖자.

동검은오름은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다. 오름의 형태가 거미와 유사하다 해서 '거미오름'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며, 서쪽에 위치한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지정된 (서)거문오름의 동쪽에 있다하여 '동검은오름'이라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고어로 '검은'은 신성하다는 의미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주에서 '검은'이란 이름이 들어가는 오름은 대부분 주변 마을에서 신성시 했던 곳이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또한 동검은오름은 다른 오름과 달리 오름의 형태가 매우 복잡하다. 두개의 분화구를 갖고 있으면서 남서쪽으로 분화구가 터진 것 같이 보이기도 하는 등 언뜻 전체적인 형태를 파악하기 힘들다.

한 3년만에 다시 가본 오름트레킹은 오름 입구에 동검은이오름이라는 표석과 함께 시작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좌, 우 어느 곳을 선택해도 되지만 추천하는 코스는 서쪽코스로 가서 동쪽입구로 내려오는 동선이다. 이 동선의 장점은 천천히 산책하듯 정상을 향해 갈 수 있고, 시선과 겹치는 부분에 한라산에서 비롯한 오름군락의 장관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동쪽을 선택하면 처음부터 힘한 경사를 올라야 하는대신 바로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조금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오름초입. 뻥뚤린 시야 멀리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다랑쉬오름(월랑봉)과 돝오름 그리고 바다가 보인다.

주봉을 가기전 오른 언덕에 서면 제주의 동쪽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풍력발전 왼쪽에 일출봉과 우도가 보인다.

정상으로 가는길, 고무매트를 깔아놓은 등산로는 사람들이 흙을 밟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고무매트 옆으로 다닌 결과, 답압에 의해 깊게 패여 있다. 자연을 즐기고 싶기 위해 온 것이라면, 되도록 지정된 등산로로 다니고 고무매트가 싫다하더라도 오름을 파헤치는 옆길로 다니기 보다는 매트위로 걷는게 예의일 것이다. 

서서히 동쪽으로 정상과 오름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검은 오름에서 일출봉을 눈에 담는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과 멀리 구름에 가린 한라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으로 가기전 마지막 능선의 끝자락에 서면 동서쪽 오름군락이 보인다. 오른쪽에 보이는 오름이 백약이 오름이다.

다량쉬오름이 오늘따라 더욱더 미려한 자태를 뽑내는 것 같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한컷을 더한다.

백약이 오름도 한컷 더한다.

동검은 오름 정상, 한명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가파른 경사를 가지고 있다. 바람이 세다면 날아가 떨어질 것 같다. 넘어로 한라산과 오름군락이 보인다. 

정상에서 본 높은오름, 높은오름쪽으로 난 농로를 따라 들어오면 동검은오름 표지석을 볼 수 있다.

동거문 오름에서 본 한라산 동쪽 오름군락 스카이라인,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다.

산담(무덤), 이렇게 제주사람들은 오름자악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 오름중턱 양지바른 곳에 묘를 쓴 것으로 보아 동네에서 힘깨나 쓰던 집안 어른이지 않을까 싶다. 

왼쪽이 정상이다. 바로 앞에 분화구와 능선넘어 분화구가 보인다. 형태가 복합적인 오름이다. 이렇게 쉬엄쉬엄 걸으며 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빛을 벗삼아 도는데 약 1시간이면 족하다.

가을제주 오름트레킹은 적당한 날씨와 맑은 하늘이 함께 하기 때문에 쾌적하다. 그래서 오름을 오르기에는 가장 적기가 아닌가 한다.

조금 이른 가을이라 제주가을오름의 상징이 억새가 아직 채 피지 않음을 본다. 동검은 오름은 억새의 장관을 즐기기 위한 오름은 아니다. 하지만 억새가 주지 못하는 있는 그대로 오름의 민낯을 여과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 내가 이 가을 초입 첫 오름트레킹으로 선정한 이유이다. 조금더 가을이 깊어가면 이제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오름으로 갈 예정이다.​                                                                                        출처=http://blog.naver.com/allocentric/22012102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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