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도민사회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자 기획시리즈 [희망교육 '우리가 내일의 주인공'-선택하여 진학하는 특성화고]를 총 6회에 거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과 지원 정책, 운영방향과 비전 및 졸업생의 취업성공사례 등을 중심으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지난 추석연휴를 전후해 모 방송에서 실시한 도민여론조사에서 사상 첫 진보 교육감으로 취임 2년째를 맞은 이석문 교육감의 교육행정 전반에 대해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우세하게 나왔다.

이석문 교육감

이석문 교육감의 교육행정업무 수행에 대해서는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51.4%로 '잘 못 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20.4%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특히 1년 전에 45.2%였던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 2월 조사에서 52.3%로 상승한 이후 부정적인 평가보다 갑절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육감은 제주도 교육행정의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도내 특성화고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지원을 쏟고 있다.

또한 이 교육감은 기회가 될 때 마다 "유관 기업들이 특성화고 지원을 위한 MOU에 많은 관심을 갖길 바라고 '선 취업 후 진학'의 방향에 따라 특성화고 희망 만들기에 각 부서가 최선을 다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제주도교육청 제1상황실에서 제주도교육청과 SK텔레콤, SK텔레콤 협력사 간 '행복동행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교육기부 및 정보통신 특성화고 인재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최근엔 제주도교육청에서 특성화고 담임, 취업지원부장, 특성화교육부장, 진로진학상담교사 181명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취업마인드 제고 교사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는 삼일상고의 사례로 이뤄진 취업에 대한 교사 인식변화, 취업지도 방법 등에 대한 특강으로 진행됐는데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특성화고 직업교육 활성화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은 고졸 취업과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이라며 "이 연수를 통해 특성화고 선생님들이 삼일상고의 성공사례와 경험을 듣고 학교에 돌아가서 특성화고의 취업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연 특성화고가 제주교육에 꼭 필요한 체제인가?

도내 특성화고는 제주여상을 비롯해 제주고, 한림공고, 한국뷰티고, 서귀포산업과학고, 중문고 등 6개교이며, 상업이나 공업 등을 학교명으로 사용하는 학교는 3곳이다. 이에 앞서 이미 함덕고, 성산고, 중앙고, 영주고 등은 예전 실업고에서 특성화 학과가 있는 일반고로 전환했다.

최근 제주도교육청의 고교체제 개편안이 나오면서 특성화고인 제주여상을 일반계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총동문회의 청원이 제기됐지만 도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제주도교육청 고교체재개편 추진지원단(단장 문영택 교육국장)은 지난달 21일 오전 11시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여상은 일반고 전환보다는 특성화고로서의 안정적 발전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도교육청이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해 마련한 고교체제 개편안에는 ‘평준화지역 선택 기회 확대’라는 정책 목표 아래 3가지 제안 중 제2안으로 ‘특목고, 특성화고의 일반고 전환’이 포함됐다.

이에 특성화고인 제주여상 총동문회와 제주여상 일반고전환추진위원회는 지난 8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의 열악한 입지조건과 대학진학 경쟁력 등을 고려해 제주여상을 일반고로 전환하고 신제주권으로 이설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제주여상이 2009년 특성화고로 지정된 이후 전문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지정 목적과 취지가 무색하게 취업률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취업이 되더라도 전공과 무관한 저임금 단순노동직에 대한 낮은 만족도 때문에 힘들어 한다”고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제주여상 졸업생의 대학 진학 비율이 74%나 되지만 학교에는 전공과만 설치돼 대학 진학을 지원하지 못한다”면서 “특성화고가 진학 기피 학교로 전락하면서 학력수준 저하 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제주도교육청 고교체재개편 추진지원단은 제주여상의 최근 취업률 추이를 살펴본 결과 2013년도 23.1%에서 지난해 24.2%, 올해 26%로 취업률이 점점 향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농협, 한국전력, 한국은행 등에 40여명이 취업하면서 대학졸업자도 취업하기 어려운 곳에 취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추진지원단의 설명이다.

이에 추진지원단은 “일반고로 전환하는 대신 특성화고로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학급당 인원 적정화를 통한 맞춤형 교육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여상의 발전을 위해 “취업담당관이 나서서 양질의 취업처를 발굴하고, 교내에서 취업맞춤형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운영토록 할 것”이라면서 “특성화고특별전형을 적극 모색하는 등 대학진학 수요 맞춤형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사회 전체의 해결 과제로 ‘특성화고 및 고졸 취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꼽으며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성화고의 '선취업 후진학' 교육기조에 맞춰 정부는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직업교육 기회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제주도교육청에서는 직업·취업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직업교육 및 행·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직업박람회, 진로캠프, 취업마인드 제고 교사 연수, 취업지원네트워크 운영 외에 올해는 제주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 전국적으로 취업망을 넓히고자 취업당당관 2명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특성화고 희망 만들기’는 결국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 선택하여 진학하는 바람직한 교육체제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특성화고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받고 졸업한 학생이 국내 유수 기업에 당당히 취업한다면 특성화고가 왜 필요한지를 새삼 거론하지 않아도 될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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