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는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도민사회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자 기획시리즈 [희망교육 '우리가 내일의 주인공'-선택하여 진학하는 특성화고]를 총 6회에 거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과 지원 정책, 운영방향과 비전 및 졸업생의 취업성공사례 등을 중심으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특성화고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제주도교육청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출범 이후 두 번째 교육행정협의회 모임에서 제주지역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 제주도교육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다시 한 번 손을 맞잡기로 했다.

이번 모임에서 특성화고 졸업생 채용과 관련해선 제주도와 출연기관, 산하기관 등이 고졸 채용 적합 직무를 적극 발굴하고 공공부문 신규 채용 인원의 20%를 고졸자로 적극 채용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많은 관심 속에서 직업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제주도내 특성화고지만 대학 진학률이 훨씬 높은 게 현실이고 일각에서는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일반고로 전환시켜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이하 제주여상) 총동문회에서는 최근에 기자회견을 열고 모교인 제주여상을 일반고로 전환하기 위하여 도교육청, 의회, 학계, 시민단체, 교사, 재학생, 총동문회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특성화고 취업률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 속에 불가피하게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교육체제는 교육 수요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도 차선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 특성화고로 지정된 제주여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먼저 우수한 학생들이 제주여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최근 제주여상의 경우 취업률이 5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고 공기업과 금융권, 대기업 합격생도 잇따라 나오면서 취업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최유정(제주여상 3, 한국은행 입사)

올해 한국은행에 합격한 최유정(제주여상 3학년) 학생은 귀일중학교에서 최상위권 성적으로 졸업하고 본인이 금융권에 취업하기 위해 특성화고인 제주여상을 선택한 것이다.

최유정 학생은 "4년제 대학을 나와도 가기 힘든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특성화고의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알고 나서 그쪽으로 결정했어요"라고 취업에 따른 소감을 말했다.

제주여상 2학년에 재학 중인 정유원 학생은 제주시 아라중학교에서 상위권 성적에 속하는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인문계고를 포기하고 자신이 향후 금융권 및 공기업 취업을 위해 당당히 특성화고를 선택했다.

정유원(제주여상 2학년)

정유원 학생은 제주여상에 입학한 지 2년 만에 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은행텔러, 자산관리사 등 앞으로 금융계통에 취업하기 위한 5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앞으로 제주여상을 졸업하고 금융권 및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꿈이라는 정유원 학생은 “특성화고인 제주여상에서 자신의 미래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특성화고의 기본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

지난 1966년 개교한 이래 47회 졸업생을 배출한 제주여상이 최근 여러 가지로 달라진 것은 특성화고에 맞춘 여성 전문인 육성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고 운영한 결과인 것이다.

최근 한국전력공사 1명, 공무원 연금공단 2명 등 공기업에 3명이 합격했다. 특히 금융권의 꽃이라는 한국은행에 1명이 최종합격하고 삼성증권 1명, NH농협은행 3명, 새마을금고 2명, 신협 2명 등 9명이 금융권에 합격한 상태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등 현재 64명이 취업하였다.

그 중에 제주도내에서 처음으로 '원산지관리사' 자격증을 딴 제주여상 3학년 김주미, 양수경 학생도 눈에 띈다.

김주미(제주여상 3학년)

'원산지관리사'는 원산지증명과 FTA 관련 상담 등을 맡는 국가공인 민간자격이다.

이번 시험에서 고등학생이 합격한 건 전국적으로도 10여 명에 불과하고 전국 최연소로 합격했다는 데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김주미(제주여상 3학년) 학생은 "고등학생에게 이 자격증은 경쟁력 있는 자격증이니까 취업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양수경 (제주여상 3학년)

양수경(제주여상 3학년) 학생도 "FTA컨설팅과 해외 무역상사쪽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 상공회의소나 무역회사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제주여상인 경우 특성화고로 시작할 당시에는 취업률이 10% 정도였지만 2014학년도 졸업생 75명이 대거 취업하면서 취업률이 26%로 깡충 뛰어 올랐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양적인 성장도 있지만 공기업과 금융권, 대기업 등에 취업하는 학생이 늘면서 취업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교사가 한 마음으로 취업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전국상업경진대회 입상자(금융실무 동상 4명, 경제골든벨 동상 5명)와 기념촬영 (좌로 다섯번째 정경애 교장)

일반계고등학교 못지않게 아침, 저녁으로 방과후수업이 끝난 후 하루 2시간씩 특별동아리 등에서 온라인 특강과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하여 일년내내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로 매진하는 학생들도 많다.

제주여상은 취업능력 향상을 위해 회계금융과, 글로벌 유통과, 디지털 콘텐츠과의 학과별 특성을 살려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히 선취업 후진학을 위한 비전을 충분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정경애 교장을 비롯한 모든 교사가 맞춤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10월 21일 개최되는 제5회 전국상업경진대회를 대비하여 제주도 대표선수로 선발된 학생 30명과 지도교사들이 9시가 넘도록 학교에 불을 밝히고 있다.

2015년 제주도상업경진대회 모습
2015년 1학년 선진산업체 탐방(신한은행 청소년교육센터)

또한 취업역량 강화캠프, 면접역량 강화캠프, 취업마인드제고, 특성화동아리 경진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수시로 운영해 학생들의 취업에 유리하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류상언 제주여상 특성화교육부장

제주여상 류상언 특성화교육부장은 “제주여상은 특성화로 지정된 이후 과거와 현저히 다른 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취업인 경우에도 양적, 질적인 성장을 가져왔으며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우리 학교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라고 특성화고로써 전망이 밝다고 말하고 있다.

오는 11월 초에는 도내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산지관리사 양성교육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기 어려운 요즘 사회 분위기 속에서 특성화고 3년 동안 치밀하게 짜여 진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후에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을 마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일일지도 모른다.

제주여상은 특성화고로 지정된 이후 확실하게 새로운 학교, 꼭 필요한 학교로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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