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희룡 지사가 취임하면서 공기업사장 선임과 관련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대표이사인 경우엔 반드시 이 분야의 전문가를 모셔오겠다”라고 얘기하면서 “만약 한국에 없으면 외국에서라도 찾겠다”라고 공언했다.

다행히 한국에서 전문가를 찾았다.

서울 출신에 한림대 국제학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뒤 경희대에서 ‘컨벤션 참가동기와 참가 결정에 미치는 문화적 차이에 관한 연구’로 관광학 박사를 받은 전문가 손정미 교수다.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의 부적격 판정에도 불구하고 손 교수는 우여곡절 끝에 ICC제주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손 대표가 취임한 지 10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지금 ICC제주는 여러 측면에서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먼저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만성적자가 고착화되고 국내·외 회의 유치 건수가 감소하는데다 새로운 수익상품 개발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금 손 대표 체제의 ICC제주는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국제회의 유치 경쟁에서도 묘책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거대 중국이 컨벤션을 신축하면서 국제회의 유치 경쟁에 뛰어 들었고 국내에선 인천 송도컨벤시아 등이 시설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앞으로 신화역사공원 내에 컨벤션이 들어서면 경쟁은 더욱 치열 할 것이다.

ICC제주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찾아 온 단골손님이다. 손 대표는 위기극복을 위해 IT, 관광, 문화를 접목한 상품을 개발해 2018년에는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공언(公言)은 자칫 공언(空言)이 될 공산이 크다.

이유는 ICC제주의 시설 인프라를 대형화. 복합화 해야 하는데 이를 보완해 줄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의회가 사무행정감사를 통해 ICC제주를 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3일 고충홍 의원은 엉망인 ICC제주의 인사관리를 질책하면서 감사위원회 감사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고용호 의원은 ICC제주와 앵커호텔(부영호텔)간 지하 연결통로 개설과 관련해 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과 ICC제주 손정미 사장이 서로 다른 입장을 얘기하자 “서로 답변이 다르다”며 “어느 기관 말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과연 ICC제주는 덩치 큰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ICC제주 주변에서 손 대표의 경영 스타일 때문에 직원들이 제대로 일하기 어렵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도 위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데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위기의 ICC제주, 손 대표가 나서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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