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병원은 혈관이 막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초고난이도 술기인 심부정맥을 이용한 혈관이식우회로술이 도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A씨(67)는 좌측 팔의 통증과 저림 현상을 호소하며 제주한라병원 응급실로 찾아왔다. 검사 결과 환자의 가슴에서 팔로 들어가는 동맥이 동맥경화에 의해 완전 폐색된 상지동맥폐색증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서는 혈관이식수술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A씨는 말기신부전으로 15년 전 신장이식을 받았고, 이후 장기간에 걸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즉, 이 약은 이식된 신장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용해야 하지만 면역억제를 유도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가진 일반인보다 훨씬 약한 면역체계를 만들어 인공물이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체내에 삽입되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흔히 시행하는 복제정맥을 이용한 이식우회로술의 경우 직경이 가늘어 환자의 상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 이길수과장 수술팀은 좌측하지의 심부정맥을 떼내어 상지로 이식우회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6일 4시간동안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후 경과도 좋아 A씨는 금주 초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수술 전 <사진제공=한라병원>
수술 후 <사진제공=한라병원>

 

심부정맥을 이용한 혈관이식우회로술은 정밀한 술기를 요구하는 초고난이도의 수술로 전국적으로도 이같은 술기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은 5~6군데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을 집도한 이길수 과장은 “혈관이식우회로술은 대부분 인조혈관으로 수술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 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나 특수한 상황의 환자에게는 심부정맥이 더 없이 좋은 도관”이라고 밝히고 “도내에서 최초로 이뤄진 수술이라는 사실에 뿌듯하지만, 이를 계기로 도민들에게 수도권보다 더 훌륭한 수준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더 기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흉부외과 이길수 과장은 심혈관외과 전공으로 대학병원과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말초혈관 수술을 1000례 이상 집도한 이 분야의 전문가이며 대한혈관외과학회의 학술위원과 편집위원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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