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토대로  '청정과 공존', '사회적 경제'를 새로운 미래비전으로 삼아 제주사회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서울제주특별자치도민회(회장 변정일),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 제주국제협의회(회장 고충석)가 공동 주최한 제주미래비전토론회가 6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조판기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의 '국제자유도시의 성찰과 새로운 제주미래비전' , 양길현 제주대 교수의 '국제자유도시와 세계평화의 섬을 넘어서' 주제발표와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조판기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의 주요 현안 이슈에 대해 "중산간 지역, 곶자왈, 해안지역 등의 난개발 및 과잉개발 우려와 환경적으로 민감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의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도민체감도가 부족하고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제주경제 구조의 경직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또  "성장관리측면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 주택수급의 적정화가 곤란해지고 있으며 개발의 교외화에 따른 원도심 침체, 고령자, 여성, 취약계층 등을 고용할 수 있는 도시기반이 부족하고 제주경관의 정체성도 훼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제주미래비전 용역 수립과정에서 각계 각층 100명의 도민들이 참여해 만든 미래비전은 청정과 공존을 핵심가치로 하고 있으며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로 요약된다"면서 "자연, 치유, 휴양, 건강, 평화, 문화, 사람, 세계화 등이 중심가치로 제시됐다."고 소개했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의 미래는 사회적 경제에 토대를 두는 국제자유도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국제자유도시라는 외생적 발전 전략이 추진됐고 외자유치를 통해 기업이 발전하면 이에 따라 풀뿌리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충족되지 못했다"면서 "제주도민에 의한 향토자본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제주도민의 사회적 자본을 토대로한 사회적 경제의 창출, 발전, 심화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지난 10년간 국제자유도시에 치중해 온 만큼 향후 10년은 사회적 경제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하며 사회적 경제의 미래 가능성을 제주의 미래비전으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JDC에 사회적경제진흥부를 두거나 제주도청에서 지금보다 사회적경제 담당 기구의 위상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고충석 제주국제대학교 총장의 사회로 토론의 시간도 마련됐다.

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주미래비전은 가치에 기반을 둔 계획으로 도민계획단이 제시한 핵심가치인 청정과 공존은 제주미래 비전 계획 뿐만 아니라 향후 수립될 각종의 원칙과 기준으로 활용된다"고 밝혔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국제자유도시라는 신자유주의라는 공룡의 꼬리를 부여잡은 성장담론의 막차였다"'라며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미래비전은 이전의 국제자유도시개발 계획의 문제점을 포착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투자유치가 전략으로 제시되는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관광분야에 있어 메가투어리즘 시대를 당연시하는 전제 등은 문제이며 다크투어리즘, 4,3의 역사적 교훈과 활용 구상 부재 등은 보완되어야 한다"면서 "평화의 섬, 4,3평화인권의 정신을 담을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전략과 구상은 현재 미래비전에서 누락되어 있다"고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강철준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는 "당초 제주국제자유도시 설계 참여당시에도 도민들의 삶이 질 향상 등에 대한 내용은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측면은 있었다"면서 " 개발이익의 내생화도 중요하지만 대형투자 유치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강 교수는 또  "제주도와 제주도민만을 위한 비전만으로는 협소한 만큼 국제교류의 시대에 지속가능성이 낮다"면서 "국가적 과제와 국제적 관점 속에서 연관지을 수 있는 비전도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제주출신인 허영호 전 LG이노텍 사장은 "제주의 미래비전은 양적,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 경제적 부가 창출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뒷받침되도록 구상되고 설계될 필요가 있다"면서 "제주만의 청정자원과 공존지향의 DNA 가 1차 산업분야 등 제주사회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제주에서 양극화로 대표되는 불평등 등 한국사회의 난치병을 치유할 수 있는 가치들을 본다"면서 "낭푼과 정낭의 문화, 당일바리를 고집하는 진정성 등은 좋은 처방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제주의 정신적 가치가 보편화될 때 이질적 변방에서 대응하고 진정한 소통이 가능한 제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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